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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라는 진지한 농담 -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품위를 지키는 27가지 방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이상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9월
평점 :
죽음에 이를 때까지 어른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 생각나는 제목이다.
법정 나이를 기준으로 따진다면 어느 누구나 쉽게 어른이 될 수 있겠지만 유서 깊은 귀족가문 에서 태어났다는 저자는 이 책에서 어른다운 어른, 성찰하는 사람을 말하고 있다.
상류층의 시선이 많이 느껴지는데 중세시대 기사도 정신에 기초한 이야기가 많아서 흥미롭고, 전형적이지 않아서 어떤 행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끔 한다. 저자 자신이 몰락한 귀족의 후예라고 지칭한대로 21세기에 기사도 정신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아서왕의 일화는 언제나 그렇듯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용기, 인내, 현명함, 정의, 관용, 충실함, 정직, 신중함 등등. 저자가 나열한 어른이 가져야 할 품격에 아서왕과 그를 따르는 기사들이 가지지 않은 것은 없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태도와 신념에 관한 것이지만 그들은 그것들을 토대로 나라를 세우고 자신들의 이름을 널리 퍼뜨렸다. 모든 것이 편리해질 대로 편리해진 지금, 우리는 물질적인 것만이 무기이고 가치이고 자신을 대변하는 모든 것이라고 여긴다. 물질적인 것만큼 사라지는 것도 한순간이다. 한순간에 자신의 존재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진정한 어른이라는 개념을 아예 모르는 것은 아니다. 모르는 것은 아닌데 되기가 쉽지 않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거나 너무 쉽게 생각해서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하게 나이만 어른인 사람이 부지기수이다. 27가지나 되는 품격을 꿰뚫는 것은 사실 한 가지다. 인정하고 깨닫는 것이다. 자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의 두려움을 인정하고 자신의 무절제를 인정하며 상대방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내가 당신과 같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개개인의 변화만이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진리를 깨닫는 것이다. 저자가 먼 옛날 칼과 방패만으로 세상을 정복한 기사도 정신을 강조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