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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똑 ㅣ 책고래마을 38
이경은 지음 / 책고래 / 2021년 6월
평점 :
유년시절에 속담풀이나 수수께끼책을 참 많이 읽었었다. 친국들과 머리를 맞대고 모여앉아 답을 외치느라 목이 쉬는 줄도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다. 요즘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맞대고 온라인게임을 하고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 놀이도 시간이 지날수록 변하는 걸 보면 기술의 발달 때문인지 환경의 변화 때문인지 골똘히 생각해볼 때가 있다.
조이가 소중한 뭔가를 찾기 위해 동물친구들의 집 문을 두드리며 도움을 청하는 이 그림책은 수수께끼를 푼다는 재미를 더해주는데 놀이의 방법은 바뀌어도 아이다운 마음은 그대로인 것 같아 마지막 장에서는 웃음이 절로 나왔다.
복잡하게 돌아가는 시계태엽 속을 돌아다니는 생쥐 티미는 조이에게 첫 번째 제시어를 받지만 고개를 갸우뚱거릴 뿐이다. 책을 많이 읽어 아는 게 많을 거라는 옆집의 부엉이 휴고를 함께 찾아가지만 두 번째 제시어에도 역시 고개를 내젓는다. 다시 함께 찾아간 몽구스 마빈 형제는 항상 목을 길게 빼고 먼 곳을 지켜보고 있지만 세 번째 제시어에도 답을 알지 못한다. 높은 곳에 살면 보이는 게 많아 아는 것도 많을 거라는 생각에 찾아간 산꼭대기 탑의 악어 루크는 바다 동굴 속 페리네 집에 다 같이 가보자며 오랜만의 외출에 신나한다. 트럼프를 불고 있던 해마 페리는 네 가지 제시어를 차례로 듣더니 드디어 조이가 찾던 소중한 뭔가가 무엇인지 말해준다. 조이는 사랑하는 동생 로이의 생일을 축하하는 노래를 불러주고 싶어 이것, 피아노를 찾았던 것이다. 나는 세 번째 제시어에서 답을 알았는데 수수께끼 실력이 아주 감소했다는 것을 실감했다. 아니 어쩌면 또래가 아니라서 조이의 마음을 빨리 알아차리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었는데 말이다.
로이는 조이의 소중한 것을 함께 찾아준 동물친구들의 축하노래까지 받아서 더 행복했을 것이다. 조이가 친구들의 집을 똑똑똑 두드리고 다닌 것은 로이의 생일에 초대한다는 뜻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거꾸로 읽어도 재미있을 것 같은 그림책 보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