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땅 로어랜드 로어랜드 시리즈
제니 맥라클란 지음, 도현승 옮김 / 위니더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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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어린시절이 존재하듯이 그 시기에만 존재하는 세계가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홀연히 사라져 버리는 세계이기도 하다. 그러다 더 많은 세월이 흘러 지나간 날들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 나타날 수 있다. 혹은 그 세계가 스스로 찾아올 수도 있겠다.

중학생이 될 생각에 머리가 복잡하고 친구 같은 쌍둥이 여동생 로즈가 조금씩 멀어지는 기분에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들 때 아서의 눈에 서서히 들어오는 처럼 말이다.

중학교 교사였다는 작가도 예비 중학생들이 가지는 기대와 불안의 이중적인 감정을 잘 알기에 다시 한 번 자신을 믿어보라는 의미로 이 책을 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법사, 인어마녀, 유니콘과 용이 함께 할 때 아무 거리낌 없었던 그 때의 나를.

아서와 로즈는 어린시절 직접 그린 지도도 믿지 않았지만 손자들을 믿었던 할아버지는 로어랜드로 통하는 간이침대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여전히 현실에 충실한 로즈를 남겨두고 아서는 할아버지를 찾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과감히 모험 속으로 발을 내딛는다.

주인이 떠난 로어랜드는 변했다. 로즈의 인어마녀 친구 미치는 이미 행방이 묘연하고 실수투성이 마법사 닌자 윈은 돌아오지 않는 아서를 기다리다 지쳐 아서가 사는 현실세계인 홈랜드를 드나들었다고 하며 그를 환영한다. 어설프고 천방지축이긴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아서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지 않고 행동하는 윈은 활발한 로즈와 달리 소심하고 내성적인 면이 있는 아서가 바라는 또 하나의 자아이다. 허수아비 부대를 이끌며 로어랜드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는 크로우키가 아서의 마음 한편을 지배하고 있는 막연한 두려움이 만들어낸 존재인 것처럼. 아서는 정말 겁이 났지만 할아버지를 위해 용기를 냈고 로즈도 자신의 용을 타고 와서 아서와 윈을 위험에서 구해낸다. 이제 크로우키가 할아버지를 가둔 까마귀둥지로 가야한다. 그 길은 험난하고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로어랜드에 사는 친구들과 용들의 도움도 받아 할아버지를 무사히 구출한다. 처음에 친구들은 그들을 도와주는데 주저했다.

아서와 로즈는 로즈랜드의 모든 것을 만들어냈지만 어느날 갑자기 아무 언질도 주지 않고 떠나버렸다. 아니 버려두었다. 무책임한 두 사람에게 적대감이 없을 수가 없다. 인어마녀도 유니콘도 토끼들도 모두 사라져 버렸다. 크로우키가 할아버지를 인질로 두 사람을 로어랜드에 묶어두려는 것도 자신의 힘과 존재를 과시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아서와 로즈는 영원히 로어랜드에 살 수 없다. 홈랜드도 자신들이 속한 세계다. 중요한 것은 작별의 절차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떠날 때라고 하지만 또 오겠다고, 잊지 않겠다고 정식으로 인사하는 것이다. 새로운 만남을 위한 초석이다. 중학생이 된 아서와 로즈에게 로어랜드는 그 초석이나 다름 아니다.

상상은 멋지다는 뜻이야

상상을 정의하는 멋진 말을 배운 독서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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