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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1 마케팅 - 1대1 맞춤형 팬덤 마케팅의 시대가 왔다
니시구치 가즈키 지음, 이주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화장품대리점에서 오랫동안 근무 했다. 한 달 마감 체제에, 본사에서 내려오는 목표치가 있다 보니 어떻게 하면 우리 제품을 더 많이 팔수 있을까 로 주2일 회의는 기본이었다. 고정된 거래처가 있는 건 좋았지만 경쟁해야 하는 화장품 종류가 너무 많아서 전략을 잘 짜야 했다.
고객이 어떤 제품을 지속적으로 구매하고 사용하게 만드는 활동이 ‘마케팅’ 이라고 한다는데 포괄적인 의미에서 전략이 곧 마케팅 이라고 생각한다. 그때의 나의 마케팅은 아주 단순했다. 평균적으로 잘 팔리는 제품을 무조건적으로 어필했다. ‘이 거래처가 잘 파니 저 거래처도 잘 팔겠지’ ‘이번 달에 이 제품이 잘 나갔으니 다음 달도 잘 나가겠지’
이 책을 읽으면서 그건 마케팅도 아니었다는 생각이 여실히 들었다.
브랜드 매니저이자 마케터인 저자의 1:1 고객 기점 마케팅은 사실 처음엔 별로 신뢰가 가지 않았다. 어떤 제품을 만들거나 팔 때 평균에 기준을 맞추는 것은 기본상식이 아닌가.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비슷하니 말이다.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달랐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 대부분은 따지고 보면 ‘특정한 어느 한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 행복하게 하는 것, 편리하게 하는 것’ 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 특정한 누군가가 자기 자신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 특정한 누군가가 나라고 가정해보니 저자의 의중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했다.
평균적인 제품은 유일무이하지 않고 그렇다 보니 지속성이 떨어진다. 한 명의 고객에게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는 곧 외적인 부분이 아니라 내적인 부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그러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 ‘무언가’를 독자성과 편익성을 묶은 프로덕트 아이디어라고 명명하는데 N1마케팅의 핵심인 것 같다. 독자성에는 한 사람의 개성이, 편익성에는 모든 사람이 원하는 편리함과 이득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두 가지가 잘 어우러져야만 성공하는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저자는 어떤 제품보다 앞서 ‘인지도’를 형성한 상품이 ‘진짜’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고 데이터만으로는 알 수 없는 ‘인간의 심리’를 잘 파악하여야만 브랜드를 알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록시땅의 첫 구매가 타인을 위한 선물 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처럼 말이다.
모든 것이 디지털로 변환되는 시대에 마케팅도 예외는 없다. 저자 역시 마지막 장에서 ‘신 리얼월드’ 와 ‘구 리얼월드’로 세대를 나누며 마케팅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스마트폰을 6,7시간을 쓰는 젊은이들과 연락수단만으로 사용하는 45세 이상의 세대가 공존하는 시대에 마케팅도 이제 온라인으로 옮겨가야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한 ‘사람의 행동을 좌우하는 것은 마음의 움직임’ 이라는 점만은 어떤 새로운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마케팅의 정의라고 단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