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라도 내려놓아라 - 몸과 마음이 분주한 현대인에게 전하는 일상의 소중함 Art of Lving_인생의 기술 5
뤄위밍 지음, 나진희 옮김, 김준연 감수 / 아날로그(글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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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 깃들어 있는 시란?

 

선은 무엇일까? 선은 철학이고 종교이지만, 체험적 성격이 강하고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시 역시 그러하다. 시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선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선이 주는 깨달음의 세계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선이 깃들어 있는 시를 만났다. 저자는 열여덟 가지 내려놓음을 이야기하면서 100수에 가까운 선시와 게송을 인용하는데,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해설과 시를 통한 생활 속 깨달음을 전해준다.

 

이백의 <산중문답>에서..

내게 왜 푸른 산에 사냐고 묻는 말에

웃으며 대답하지 않았지만 마음만은 한가롭네.

복사꽃 흐르는 물에 아득히 떠내려가니

인간 세상이 아니라 별천지일세.

 

내가 느끼는 감정과 저자의 해설을 읽으니 또 다른 시의 매력을 볼 수 있었다. 국어시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도 들었지만, 배움을 떠나서 깨달음을 얻는 과정은 마음을 참 편안하고 정갈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느림의 미학을 알 것 같은 마음이 들었는데,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알 수 없는 조급함에 가슴이 답답했었다. 한편 한편의 시를 읽다 보니 마음속에 여유가 피어남을 느끼게 된다. 저자의 해설은 꼼꼼하게 보진 않았다. 시를 읽고 무슨 뜻이 담겼을까 궁금증이 이는 것들만 자세히 읽고, 대부분 시의 매력에 빠졌었다. 그래서 이 책을 제대로 읽었다고 말할 순 없을 듯하다. 재미있는 저자의 해설과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저자의 글들을 지나친 경우가 많았는데, 한 번에 다 보려고 마음먹기 보다 자기 전 조금씩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부록으로, '암기하여 가슴에 새기면 좋은 한시 49수'가 소개되었다. 한 수 한 수 읽다 보니 한적하고 물 좋고 공기 좋은 산사에 와있는 기분이다. 세상만사의 일은 잠시 제쳐두고 마음을 갈고닦기에 참 좋은 책인 것 같다. 선이 무엇인지, 시는 또 무엇인지 조금 알 것 같기도 하고 책을 덮고 나니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고, 아직은 아리송하다. 이 책으로 지식을 추구하기보다는 평온 안 마음을 얻은 것에 더 만족하고 싶다. 제목처럼 잠시라도 내려놓을 수 있어서 참 고마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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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릇 카페 밥 - 일본 No.1 인기 요리 블로거 syunkon
야마모토 유리 지음, 송수영 옮김 / 이아소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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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일본 인기 요리 블로거 야마모토 유리의 요리책이다. 일본인의 밥상이 궁금하기도 했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일본 요리라는 점이 끌리는 책이었다. 책을 시작하며 저자는 어디까지나 가벼운 마음으로 편안한 자세로 첫 장을 열어달라고 주문한다. 저자의 뜻을 따라 나도 부담 없이 음식 사진부터 쭉 훑어보았다.

 

완성된 사진과 재료, 만드는 법이 간략히 소개되는데, 보통 만드는 법(요리 순서)은 3가지, 혹은 5가지 정도로 단출해서 대충 훑어본 사람이라면 의아할 것이다. 처음엔 따라 해볼 수 있을지 의문스러웠다. 재료도 평상시 사용하지 않는 일본인들의 취향이 많아서 호불호가 나뉠 것이라 장담했는데, 주말에 마음먹고 천천히 정독하니 꽤 쓸만한 요리책을 만난 것 같다.

 

오븐도 없고, 거창하게 한상 차려낼 시간과 돈, 마음의 여유도 없다면 한 그릇으로 완성되는 일본식 밥상에 혹 할 것이다. 먼저 블로그 인기 메뉴 베스트20에서 1위를 차지한 '치킨 난방' 이 군침을 돌게 한다. 난방이란 생선이나 닭 등을 기름에 튀겨 파, 고추 등과 함께 간장, 설탕, 레몬 등이 들어간 식초 양념으로 맛을 낸 요리라고 하는데, 감칠맛 나는 소스가 몹시 궁금했다. 준비에 필요한 재료들 중 닭 가슴살과 파슬리 정도만 구매하면 될듯하여 다가오는 주말에 꼭 해볼 것이다.

 

덮밥류와 튀김, 수프, 면류 등이 많았는데, 한눈에 보아도 일본 음식점에 와있는 기분이 든다. 별식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요리를 집에서 직접, 친절한 안내서와 함께 한다면 특별한 밥상이 될 것이다. 나의 도전 목록을 소개하자면, 먼저 치킨 난방과 양념장 가지 튀김, 야채 듬뿍 물만두, 경양식풍 햄버거 플레이트, 수제 누룽지탕, 샌드위치 등이다. 따라 해볼 요리의 최우선 조건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에 두었다. 앞에 나열한 음식들은 짧은 시간과 적은 노력으로 특별한 한 끼를 선사할 것 같다.

 

밥, 면, 샐러드, 디저트 등 군침 나는 요리 157가지 중 까다로워 보이는 것도 있고, 이 정도는 할 수 있겠다 싶은 것도 있다. 정통 일본요리에 퓨전이 가미된 요리가 많아서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얼마 전 바쁜 업무로 인해 즉석조리 식품을 먹고 속이 좋지 않았는데, 역시 다음날 체기가 있어 하루 종일 고생을 했다. 그냥 배만 채우는 요리가 아닌 정성이 담긴 요리를 정성을 들여 먹는 것이야말로 내 몸에 꼭 필요한 선물이란 생각이 든다. 하루 한 끼는 나를 위해서 요리해보고 싶다. 든든한 한 그릇 밥으로 제격인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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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지, 나? 어떡하지, 나? 1
호소가와 텐텐 지음, 권남희 옮김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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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의 첫발이라고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나, 첫 직장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나는 책이다. 우리의 주인공 텐텐은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백수생활에 접어든다. 진학을 할지, 취업을 할지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한 채  텔레비전만 보는 생활을 한다. 불안함에 구인광고도 보고, 고용센터에서 일을 찾기 시작하는데 무엇을 좋아하는지, 자신에게 적합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기에 일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고민 끝에 월급은 작지만 휴일은 많은, 텐텐이 원하는 직장의 조건에 맞는 곳을 찾게 되는데, 여기서부터 돈 주고도 살수 없는 귀중한 사회생활의 진가를 볼 수 있었다. 사람과의 관계, 일을 배우는 과정 등 우여곡절을 겪는 텐텐을 보니 누구나 지나고, 또 지나왔을 사회 초년생 시절이 떠올라 짠해지기도 하고, 폭풍공감의 웃음을 짓게 된다.

 

불안하고 초조하고, 암담함에 잠 못 드는 밤을 텐텐은 나보다 일찍 경험한 것 같다. 난 대학 졸업을 앞두고 방황을 시작했었는데,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잘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지난날들이 스쳐갔다. 돌이켜보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나만의 소중한 경험이라는 밑천이 되었지만, 그 시절은 뭐가 그렇게 힘들었던지, 첫 직장에서의 불만족과 잦은 이직은 나를 상처 앞에 강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현실 앞에 선 한없이 작아지게 만들기도 했다.

 

텐텐이 직장에서 만난 특이한 사람들, 알 수 없는 사람의 마음, 새로운 꿈을 찾는 과정을 보니 그 시절의 내가 생각나서 안타까움과 격려를 불러일으킨다.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일들이 지나고 나면 항상 후회와 미련으로 남는다. 20대 초반에 겪는 불안한 미래와 막연한 두려움, 그리고 기대와 설렘이라는 감정은, 때론 무서워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고, 누군가가 길잡이가 되어서 길을 인도해주길 바라기도 했었다. 그 시절을 지나오니 나만의 지름길이 생기긴 한 것 같다. 길이 생기는 만큼 마음에 큰 자국이 남겠지만, 쌓이고 쌓이면 상처 자국이 아닌 나만의 길이 된다.

 

텐텐이 전하는 어떡하지, 나?라는 외침은 위태로운 20대를 시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작은 토닥임이 될 것 같다. 유쾌한 텐텐의 직장 찾기는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공감의 웃음과 걱정이 함께 하기에 위로가 된다. 친한 친구의 직장이야기에 발끈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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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컬러링북 : 보태니컬 - 색칠하고 뜯어서 간직하는 즐거운 컬러링북 시리즈
리사 콩던 지음 / 미디어샘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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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하는 컬러링북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혹할만한 책 한 권 소개하고 싶다. 비슷한 여러 책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한 장씩 뜯어서 보관할 수 있다는 독특한 장점이 있는 컬러링북이다. 색칠공부가 스트레스 해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해서 주변 사람들도 꽤 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이 책은 다른 책에 비해 그림이 크다는 장점이 있어서 눈 아픔이 덜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나보다도 엄마에게 더 적합한 책 같다. 첨부한 사진들은 모두 엄마의 작품들이다. 시간 때우기에도, 심신을 고요하게 달래기에도, 치매예방에도 매우 효과가 좋을 것 같다.

 

 

 

첫 페이지이다. 색색깔의 꽃잎과 줄기들을 연습하기에 가장 적합해 보였다. 첫 장에서 표현할 수 있는 색감을 다 써보길 권해 주고 싶다.

의욕에 불타는 페이지이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게 될 것이다.  

 

 

보이는 것처럼, 꽃들이 큼직큼직하다. 색연필이 금방 닳긴 하겠지만, 부모님들이 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을 사이즈의 색칠공부가 될 것이다.  왼쪽은 모두 빈 여백이다. 아무래도 오른쪽 페이지가 색칠하기에 편하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한 장씩 뜯어서 보관할 수 있게, 한쪽 면에만 그림을 인쇄한 것 같다. 사진엔 잘 보이지 않지만 점선이 있어서, 쉽게 뜯을 수 있다. 
 

 

 

 

색감을 표현하다 보면 36색 색연필로는 부족함을 느낀다. 나만의 작품세계를 표현하기에 부족하다고 할까?^^ 사실 미적감각, 색깔 배열에 있어서 실력 부족일지도 모르지만, 더 많은 색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색감 고민에 골머리를 앓다 보니, 머릿속이 싹 비워지고 잡생각이 날아가는 신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어른들을 위한 컬러링북이라고 생각했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미적감각이 전혀 없어도 손쉽게 표현할 수 있었다. 그림이 커서 아이들이나 부모님 선물용으로도 참 좋을 것 같다. 한 페이지를 완성하는데 시간이 꽤 걸리는 편인데, 완벽한 작품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장기 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가오는 연말에 가까운 지인들에게 색연필과 함께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 2015년의 새로운 취미생활을 선물하는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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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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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주인공에겐 고양이였지만, 가족, 친구, 소중한 보물이 될지도 모른다. 소설 속 주인공과 난 비슷한 나이 또래이기에 친구 이야기를 듣듯이 가볍게, 때론 공감하며 책을 읽었다. 죽음을 앞둔 주인공에게 악마의 유혹이 시작된다. ' 뭔가를 얻으려면, 뭔가를 잃어야 한다'라는 법칙을 내건 악마의 조건은 하루치 생명을 얻는 대신, 이 세상에서 뭐든 한 가지를 없애는 것이다. 전화, 영화, 시계, 고양이... 주인공에게 하나씩 사라져 가는 것들, 그리고 잃고 싶지 않은 것들, 이 속에서 삶의 의미와 가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데 어쩌면 뻔해 보이는 감동물결 코드였지만, 마음을 두드리고 나를 또 반성하게 하는 따뜻한 책이다.  

 

관계의 단절, 아버지와의 불화, 어머니의 부재, 남겨질 고양이, 죽음을 앞둔 주인공은 해결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많다. 그러나 이보다도 더 중요한 삶의 의미, 소중한 것들의 가치를 알았기에,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었다. 주인공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옷차림과 성격이 완전히 달랐던 악마는, 주인공 내면의 자신이었다. 우리들 마음속에 있는 부정적이고, 때론 바라왔던 나의 또 다른 모습이다. 불쑥 나타나 나의 삶에 해방을 놓고, 우선순위를 강요할지도 모른다.

 

전화가 없어질 때까진, 괜찮다고 생각했다. 스마트폰의 노예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거란 기대감도 들었다. 영화가 없어진다면, 난 그래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주인공에게 영화란 큰 의미를 지닌, 잃어버린 후에야 소중함을 깨닫고 절망하는 보물이었지만 말이다. 시계가 사라진다면,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의 기준은 다르겠지만,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는 것 같다.

 

마지막 어머니의 편지가 참 인상 깊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열 가지 대신 아들의 멋진 모습 열 가지를 적은 어머니만의 버킷리스트. 어머니의 마법을 보아서 마음이 참 따스해진다. 이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한 소중함이 더해지는 독특한 이 책이 귀엽고, 친구 같다. 나의 소중한 보물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감사히 여겨야겠다. 사라지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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