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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주인공에겐 고양이였지만, 가족, 친구, 소중한 보물이 될지도 모른다. 소설 속 주인공과 난 비슷한 나이 또래이기에 친구 이야기를 듣듯이 가볍게, 때론 공감하며 책을 읽었다. 죽음을 앞둔 주인공에게 악마의 유혹이 시작된다. ' 뭔가를 얻으려면, 뭔가를 잃어야 한다'라는 법칙을 내건 악마의 조건은 하루치 생명을 얻는 대신, 이 세상에서 뭐든 한 가지를 없애는 것이다. 전화, 영화, 시계, 고양이... 주인공에게 하나씩 사라져 가는 것들, 그리고 잃고 싶지 않은 것들, 이 속에서 삶의 의미와 가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데 어쩌면 뻔해 보이는 감동물결 코드였지만, 마음을 두드리고 나를 또 반성하게 하는 따뜻한 책이다.
관계의 단절, 아버지와의 불화, 어머니의 부재, 남겨질 고양이, 죽음을 앞둔 주인공은 해결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많다. 그러나 이보다도 더 중요한 삶의 의미, 소중한 것들의 가치를 알았기에,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었다. 주인공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옷차림과 성격이 완전히 달랐던 악마는, 주인공 내면의 자신이었다. 우리들 마음속에 있는 부정적이고, 때론 바라왔던 나의 또 다른 모습이다. 불쑥 나타나 나의 삶에 해방을 놓고, 우선순위를 강요할지도 모른다.
전화가 없어질 때까진, 괜찮다고 생각했다. 스마트폰의 노예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거란 기대감도 들었다. 영화가 없어진다면, 난 그래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주인공에게 영화란 큰 의미를 지닌, 잃어버린 후에야 소중함을 깨닫고 절망하는 보물이었지만 말이다. 시계가 사라진다면,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의 기준은 다르겠지만,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는 것 같다.
마지막 어머니의 편지가 참 인상 깊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열 가지 대신 아들의 멋진 모습 열 가지를 적은 어머니만의 버킷리스트. 어머니의 마법을 보아서 마음이 참 따스해진다. 이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한 소중함이 더해지는 독특한 이 책이 귀엽고, 친구 같다. 나의 소중한 보물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감사히 여겨야겠다. 사라지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