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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법 노자, 생존과 승리의 제왕학 - 생존의 기술, 승리의 조건, 변화의 전술 ㅣ 제자백가 아카이브 3
임건순 지음 / 서해문집 / 2017년 7월
평점 :

저는 이 책 병법노자를 읽을수록 노자가 병법일 수 있는가?하는 의문을 더욱 가지게 되었습니다. 많은 병법서가 현대에 인문학에서 처세나 경영에 대한 지침서로 해석되면서 무엇이 병법이고 무엇인 처세인가 헷갈릴수도 있다고 생각되지만 적어도 노자는 병법보다는 처세에 더 큰 비중이 있는게 아닌가 이 책을 보면서 느끼게 되었네요. 새옹지마의 노인이 말을 길러서 군부의 인물이었을거라는건 너무 비약된 상상이며, 황석노인이 삼략을 장량에게 주었다하여 노자가 병법서가 되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자가 말했듯이 노자의 부분들이 군사뿐아니라 궁중의 암투를 다루며 노자가 단지 병법만 다루지 않았다는 사실은 분명히 수긍이되며, 그러한 비중이 병법보다는 궁중의 처세 등에 더 큰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책을 읽으며 더 커졌습니다.
비록 저자의 주장은 논거가 좀 부족하지만 다른 텍스트와 노자를 함께 읽어야 더 넓게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과 기존의 노자에 대한 국내의 해석이 일방향이라는 점은 저자의 말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에 대한 논거가 상상이 아니라 정확해야한다는 점이 문제겠지만. 노자에 병법이 있다는 주장은 저자가 처음은 아닌듯합니다. 검색해보면 비슷한 제목의 책도 있고 노자의 내용을 병법으로 해석한 다른 분들의 글도 있습니다. 또한 이 책 안에서도 노자의 글을 병법으로 생각한 왕진의 해석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실상 저는 노자의 글을 무위자연의 그 자체로 보는게 맞다고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노자가 병가인 손자로부터 영향을 받았으며 손자, 법가, 노자가 눈으로 보고 유가는 귀로듣고 묵자는 입으로 말한다고 했는데 저자의 말처럼 많은 전쟁이 있던 전국시대에 병법이나 법가만 있었던게 아니니 인과 예를 말하는 유가나 비공, 겸애의 묵자같은 사상이 나올 수 있다면 은둔하여 무위자연하자는 사상이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노자에 정말로 처세나 병법이 포함되어 있는 것인지 아니면 해석하기 나름인건지 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저자는 노자에서 말하는 도와 유교에서 말하는 도가 다르다고 이야기합니다. 노자의 도는 적을 이겨 승리하는 천하를 노리는 제왕의 도라는 것이죠. 그리고 나라의 구역을 나누고 그안에 사람들을 강제한다는 소국과민과 우민통치 이야기하는데 노자에서 정말 이런 방법을 사용했다면 군주는 그것을 사용했을 수 있어도 백성들은 고단했을 것이고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노자가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을 것이며, 지금처럼 노자가 유명해지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이 노자를 보고 해석을 내놓았는데 아직도 무위자연의 사상이 말이 되어지는 이유도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노자가 병법서인지는 몰라도 노자에 처세나 병법의 일부가 들어있을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은 전술로 적과 싸우지말고 전술을 계속 변화시켜서 적과 싸우라는 부분과 나를 낮추고 힘을 길러서 승리한다는 부분은 병법으로의 노자의 부분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이 서평은 서해문집으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쓰여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