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의 역설 - 비난의 순기능에 관한 대담한 통찰
스티븐 파인먼 지음, 김승진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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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사회는 오래전부터 비난이 만연해왔다. 비난은 일상에 너무도 깊숙히 스며들어 당연시되어 왔다. 어떠한 문제가 있을 때 비난은 그 이유를 설명하는 답처럼 보이기도 한다.

중세부터 이어온 마녀사냥, 나치가 일으킨 유대인과 집시, 동성애자들의 학살과 최근 들어서 비난의 대상이 된 난민들과 무슬림 등 비난은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와 뗄 수 없는 관련을 맺고 있다. 비난은 다른 사람이나 다른 계층, 상대편을 공격함으로써 스스로를 지키고 자리매김하는 방법일 수도 있지만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결혼생활을 깨뜨리며 직장동료와의 관계나 중요한 사회적 프로젝트를 망치는 등 기업에 심각한 손해를 입힐 수도 있다. 때로는 정부를 뒤엎거나 전쟁을 일으키고 인종학살의 명분이 될 수도 있다.

  한편 비난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도 있다. 기업이나 공공기관, 정부의 잘못으로 상처를 받거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소송을 통해 그들을 비난하고 거액의 배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그렇다. 그리고 그것은 기업과 사회를 감시하게 만들어 감사사회가 되어버린다. 의사는 필요없는 검사들을 하여 책임을 회피하고 경찰은 중요범죄보다 경범죄를 해결해 해결건수를 높이려는 작업 등이 일어난다.

기업이나 정부는 홍보나 감시활동 등을 통해서 비난을 피하거나 상대방에게 책임을 돌리려 하기도 한다.

저자는 비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그는 비난이 파괴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잘못과 불의를 바로잡는 시작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즉 비난이 사회에 필요한 순기능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물론 일반적인 비난은 아니다. 그것은 잘못된 기업이나 국가의 행위를 비난하여 바로잡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이들이 자신의 활동이나 의사결정에 대해 합당한 설명을 할 책무에 해당하는 ‘설명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비난에 대하여 잘못을 저지르고도 사과의 모양새는 취하되 정작 비난받는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언급하지 않고 얼버무리는 ‘비(非)사과성 사과’나, 과거사에 대해 현재의 국가수반이 하는 등의 형식적 사과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궁극적으로 주장하는 문제해결법은 바로 비난사회보다는 구성원들이 서로 소통함으로써 문제점을 해결하는 공정사회, 그리고 처벌적인 사법체계보다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상호 이해를 하고 가해자의 뉘우침과 피해자의 용서를 위한 장을 마련하는 회복적 사법이다.


이 책을 통하여 필요한 비난도 있지만 많은 비난이 또한 분열을 유발하고 발전을 저해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회복적 사법을 해법으로 내놓기는 했는데 과연 중요범죄자를 용서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함께 싸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같은 범죄자들에게 이 방법은 무용일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서평은 글담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쓰여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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