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라이프 1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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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뉴욕에 모인 4명의 대학친구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4명의 친구는 각자의 문제들과 미래에 대한 고민들을 하고 있다. 인종적으로 흑인이라는 이유로 남들에게 편견어린 시선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은 비교적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으며, 가족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과연 자신에게 예술가의 재능이 있는 것인지 자신하지 못하는 제이비, 제이비와는 달리 혼혈로써의 고민을 가지고 있지만 부유한 집안의 출신이자 건축가를 꿈꾸지만 자신에게 건축가로써의 창의성이 있는지 고민하는 멜컴, 시골농장에서 특별전형으로 뉴욕의 대학에 와서 자신이 다른 학생들보다 똑똑하지 않다는 점을 느끼고 있고 자신의 장애가 있는 형 헤밍을 잃는 아픈기억을 가지고 있으며 배우를 꿈꾸지만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윌럼, 그리고 마지막으로 똑똑하지만 다리를 절고 별다른 재산도 없어보이는, 그리고 다른이들과 거리를 두며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지 않는 주드.

4명의 젊은이들의 이야기로 이어질듯한 내용은 사실 그중 한명인 주드를 중심으로 이어진다. 주드의 과거의 비밀, 그가 당한 사고가 후에는 어릴적의 학대라는 것을 알게된다. 이 책은 주드가 그러한 어릴적의 학대에 의한 좋지 않은 기억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소설은 주드의 10대후반, 다른친구들의 20대부터 최대 60대가 될때까지를 다루고 있다. 주드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큰 상처를 입었고 그것은 그의 친구들이 있어도, 서른살때 그를 학생때부터 눈여겨본 교수 해럴드가 그를 입양해도, 유명한 변호사가 되어도, 친한친구 윌럼이 연인이 되어서도 근본적으로는 결코 나아지지 못한다.

16세 이후로 주드의 상태가 나빠진 것은 아니었다. 게일럽이라는 부침이 있었지만 대체로 그는 성공한 변호사이며, 양부모를 가지고 애인까지 갖게 되지만 과거는 그를 끊임없이 좀먹는다. 자해와 자기혐오. 섹스의 부재. 사실은 오히려 주드와 친구들은 모두 어느정도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그부분이 되면 주드의 트라우마가 답답해지지만 소설의 구성은 쭉 불행을 보이는게 바로 주드의 과거에 대한 고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드가 40대 이후로 들어서면서는 육체적인 문제들까지... 이후에도 작가는 계속해서 주드의 불행을 그려낸다. 생의 지옥이라던가 최고의 불행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주드가 배우지못하고, 거리에서 죽을 수도 있고, 친구들이 성공하지 못하거나해서 주드를 보살피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주드의 상황이 과거보다 훨씬 나아지고 주변에서 그를 보살피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과거를 벗어나지 못하는 주드의 상태가 더욱더 안타까움을 극대화한다. 사실 내가 주변인물이라면 주드를 일정동안 정신병동에 입원시켜서 집중치료를 시켰을 것이다. 과연 나아질지는 모르겠지만... 어릴적의 학대와 같은 나쁜경험이 한사람의 인생을 얼마나 망쳐놓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지금은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알게 될 거야. 내가 보기에, 우정의 오랜 요령은 너보다 더 나은 사람들-더 똑똑하다거나 멋진 사람들이 아니라 더 친절하고 더 아량있고 더 관대한 사람들-을 찾는 거야. 그리고 그 친구들이 네게 가르쳐주는 것들에 감사하고, 친구들이 너에 대해 말해주는 것들, 아무리 나쁜-혹은 좋은-말이라도 경청하려고 하고, 그들을 믿으려고 노력하는 거지. 그게 제일 힘든 일이야. 하지만 가장 좋은 일이기도 해.

- 1권 311~312p

우린 다 죽어가고 있어. 그는 계획보다 자기 죽음이 조금 더 빨리 온다는 걸 알았을 뿐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행복한 시절이 아니었다고, 그게 행복한 인생이 아니었다고 할 수는 없지.

- 2권 288p ​ 


<이 서평은 시공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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