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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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성향의 K신문 임상진 기자는 자신이 국정원의 2세대 댓글부대로 동원된거 같다고 주장하는 찻탓캇을 인터뷰하면서 소설이 시작된다. 

국정원 댓글사건 이후에도 많은 온라인마케팅 업체가 생기고 그중하나인 팀-알렙의 멤버들 삼궁, 01査10, 찻탓캇은 새로운 바이럴마케팅 기법을 도입하여 진화한다. 제품을 홍보하는 댓글을 적는 수준에서 일반적인 포스팅으로 보이면서도 교묘하게 제품을 홍보하는 수준이 된 것. 또하나, 청부를 받고 특정인을 사이버 공격하는 저격도 하게 된다. 반대로 상대방의 악풀을 반박하는 솔루션도 있다. 팀-알렙의 리더인 삼궁은 온라인 영역 컨설턴트 모임들에 참여하다가 w전자의 의뢰를 받는데 바로 W전자의 생산직원들의 질병에 대해 다룬 <가장 슬픈 약속>이란 영화에 대해 반박해달라는 것이었는데 팀-알렙은 반박 대신 영화사에 스텝을 가장해 임금체불을 알리는 방식으로 영화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리자는 역제안을 하고 W전자의 대행사는 그들을 쓰지 않지만 그들의 방식에 신선함을 느낀 이철수라는 남자가 그들을 고용해 이 작전은 성공을 거둔다.

스스로를 합포회라 하는 이들은 국정원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과 경제관련 종사자로 보이는 사람 등을 거느린 팀에 팀-알렙까지 합쳐지고 이들이 주는 정보와 돈으로 팀-알렙은 다음 작전으로 진보성향의 은종게시판이란 곳에 댓글로 분란을 일으켜 게시판에 오는 사람들을 흩어지게 망가뜨린다. 

팀-알렙은 5천만원을 받고 이철수는 삼궁에게 다음의뢰를 한다. 바로 논리나 올바름보다 아줌마들의 친목으로 서로 공격하지 않고 유모차부대를 조직하는 줌다카페를 한달 안에 무너뜨리는 것. 한달 안에 무너뜨리면 9천을, 그 후면 4천을 받는 조건으로 시작한 팀-알렙은 합포회가 제공한 가공의 인물 아이디로 줌다카페의 은밀한 글들을 퍼다가 일베에 나르고 일부러 가공의 인물의 정보를 노출하여 줌다카페 회원들이 전화와 문자로 욕을하게 만들고 그것들을 모아 그들을 고발한 후 합의 조건으로 카페에 대한 비판글을 올리고 한동안 접속하지 못하게 하여 비록 한달이 더 걸렸지만 카페를 무너뜨린다.

삼궁은 이철수의 부름으로 삼궁의 작전이 마음에 든 합포회에 돈을 주는 회장이라는 노인을 남산에서 만나게 되고 그의 생각에 동조하게 된다. 노인은 삼궁에게 젊은세대를 실패자인 부모세대로부터 사상적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하게 한다. 진보인사들을 찌질하게 보이게 만드는 동영상을 찍기도 하고 젊은이들에게 메세지 주는 슬로건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제작하는 나강프로젝트 같은 것을 한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인터넷에서 크게 유행하고 그들이 만들지 않은 다른 동영상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임상진은 찻탓캇의 취재 내용을 기사화하려하지만 국장은 그의 정보가 확실한지 의심하고 경제계인사를 확인한 후에야 기사화시킨다. 하지만 찻탓캇의 기사 내용들이 틀렸고 연극의 내용이 섞여 임상진은 기자생활에 위기에 처한다. 찻탓캇이 진보성향의 임기자를 공격하기 위한 방편이었던 것이다. 합포회와 삼궁들은 368세대를 씹기위해 이번에는 연예기획사를 만들 계획을 세우며 끝난다.

 

국정원 댓글사건이 실제였던 것도 놀랍지만 그에 힌트를 얻은 이 책의 방법들이 진짜사건에서 따온 부분도 있고 내용적으로도 실제같은 기분이 들어 빠져들듯이 읽었다. 그리고 정말 이런 일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무서운 일이다. 물론 짐작은 하지만 과장이나 대리나 사원이 정말 국정원사람인지, 그리고 국정원 하나가 아닌 제계까지 아우른 합포회라는 사조직을 내세운건 어떤 의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느쪽이든 일어나고 있는 일도 분명히 있을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바이럴 마케팅은 이미 인터넷속에서 일상화되었고 영화평에서 비평이나 찬사에 알바운운하며 싸움이 이는 것도 오래된 일이다. 커뮤니티에서의 분란은 말할 것도 없다. 이 책을 읽으면 이런 것들에 어떤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과연 팀-알렙이 책속에서 주장한 내용은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합포회가 준 아이디가 가짜가 아니란건 밝혀졌는데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궁금하다. 사실 이들의 이야기는 약점이 존재한다. 임기자가 조사를 제대로 했다면 알아냈겠지만 너무 제보자만 믿었고 사실 줌마카페이야기에서 01査10의 고소고발건을 경찰이 사건조사하면서 혼인관계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건 말이 안되지 않는가? 어쨌든 이러한 일들은 아무래도 인터넷이 익숙한 젊은 사람들이 실행할 것인데 소설 속에서 그들은 인터넷으로는 이런저런걸 꾸미는 인재라 할만하지만 현실에서는 돈과 오입만 주면 뭐든하고 술집여자에게 호구잡히는 존재들일 뿐이다. 이 책에서는 그들에게도 찻탓캇을 보여주며 너희들은 단지 이용하기 좋은 소모품일 뿐이라고 경고하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본 서평은 은행나무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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