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이 있는 여름별장 매드 픽션 클럽
헤르만 코흐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표지보면 알겠지만 제목에서 풀은 수영장을 말한다. 일반가정의를 하고 있는 마르크는 잘생긴 마스크에 수수한 차림을 하고 있지만 미모의 아내와 어린 두 딸, 그리고 환자들로 가득한 자기진료소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마르크의 속마음은 그가 겉으로 환자들을 20분이나 진료하면서 자상하게 물어보고 성실하게 촉진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그는 환자들을 안심시키는 말을 하지만 속으로는 그들의 거짓말을 꽤뚫어보고 있고 그들의 몸상태가 심각한 것에 대해 혐오감을 느낀다. 또한 그의 많은 고객들인 예술가들을 상대하면서 그들과 달리 자신은 성실한 일을 하고 있다는 우월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의 고객들이 예술가들이다보니 마르크는 전시나 공연에 초대를 받는다. 마르크나 아내는 그러한 공연을 좋아하지 않지만 고객의 공연이니 가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

어느날 그의 고객 랄프 마이어의 연극공연에 아내 카롤리네를 데리고 간다. 랄프와 그의 아내 유디트는 그들을 파티에 초대한다. 하지만 이때 랄프에게서 아내 카롤리네를 향한 욕정의 눈을 본 마르크는 그를 경계하지만 한편으로는 랄프의 아내 유디트를 쉬운여자로 인식하면서 그녀를 향한 욕정을 드러낸다. 카톨리네는 처음엔 그저 남자들의 흔한 눈초리로 받아들이지만 점차 랄프의 욕정을 눈치채고 혐오하기 시작하고 랄프가 초대한 여름휴가의 별장을 거절하고 가족이 야영장에서 보내는 휴가를 계획한다.

하지만 마르크는 유디트를 보고 싶은 마음에 야영장을 별장과 가까운 곳에 있는 시설이 변변찮은 곳으로 하게 되고 근처의 바닷가에서 랄프일행과 만나게 된다. 랄프와 유디트, 두아들 알렉스와 토마스 가족에 랄프가 출연하기로 된 드라마의 각색가인 스탠리와 그의 여자친구 엠마누엘이 그들. 마르크가족은 수영장이있는 여름별장앞에 텐트를 치게되고 마르크는 다들 장보러간 사이 유디트와 스킨쉽을 나누지만 누군가 보고 있는 것을 보고 멈추고 만다. 그날 밤 유디트의 어머니와 엠마누엘과 카롤리네가 별장에 남고 모두는 불꽃놀이를 하러 바닷가로 간다.

 유디트가 폭죽으로 냄비를 날린 랄프의 행동에 화를 내며 바닷가식당으로 가버리고 남자들이 불꽃놀이와 여행 온 외국여자들과 희희덕대다가 싸움이 나는 사이 마르크는 유디트와 있는데 알렉스가 울면서 나타나고 누군가에게 강간당한 13살 율리아를 발견하고 모두 별장으로 돌아오게 된다. 큰충격을 당한 율리아는 기억에도 장애가 있는듯 기억을 제대로 하지못하고 마르크는 의사를 부르지 못하게 하고 자신이 딸의 상처를 살펴보고 별장을 떠난다. 아내는 경찰에 신고하자고 하지만 딸에게 상처줄까봐 신고를 하지않은 마르크는 기억을 못하는 딸에게 물어보지도 못하고 스스로 범인을 추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여자에게 함부로 대하고 여러 여자에게 침흘리는 랄프 마이어를 범인으로 생각해낸다. 그리고 얼마후 몸이 안좋아진 랄프는 마르크의 병원에 오게되고 마르크는 그의 악성종양을 조직검사를 한다며 휘저어놓아 병이 온몸으로 퍼지게 만들어놓고 조직은 큰병원에 맡기지 않고 버린다.

마르크는 랄프에게 병을 참을 수 있는 약을 처방하지만 결국 드라마를 찍다가 병이 심해져 큰 병원에(바로 마르크가 조직검사를 맡겨야하는 병원이다.) 입원을 하게 되고 마르크는 유디트와 자주 병원으로 그를 찾아보면서 가끔씩 랄프의 집에서 유디트와 밀회를 갖는다.

랄프는 마침내 안락사를 선택하고 마르크가 약을 주어 그의 죽음을 돕는다. 하지만  랄프는 죽기전 자신이 알렉스에게서 알아낸 진범을 마르크에게 말해주었고 랄프가 죽은 후 그가 입원했던 큰 병원의 마슬란트 박사는 랄프의 조직검사 기록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고 랄프를 부검한 후 조직검사를 한다며 마르크가 한 행위가 병을 퍼뜨리는 심각한 의료사고로 보고 의료조사위원회에 회부하게 된다. 한 때 마르크의 스승이자 인간은 본능에 따라 행동하려 한다고 주장해 대학에서 쫒겨난 헤르츨 박사가 전화를 한다. 그는 의료조사위원회의 자문으로 마르크의 행동이 왜 일어났는지를 듣게되고 조사위원회에 참석하지말고 외국으로 가라는 조언을 해준다. 

유디트는 랄프를 살인자라며 장례식장에서 얼굴에 침을 뱉고 진료소에 찾아가 소란을 피우지만 그녀가 소란을 피운건 랄프에 대한 정 때문이 아니라 마르크가 그녀를 만나지 않겠다고 했기때문이었다. 마르크는 유디트를 애무하며 그녀를 진정시키기 위해 다시 관계를 이어나가려 한다. 조사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아무런 연락이 없고 그것이 가을 휴가 뒤로 미뤄졌다는 소식을 들은 마르크는 다시 가족과 미국 LA로 가 스탠 리와 만난다. 스탠 리 역시 마르크가 랄프를 범인으로 생각했다는 걸 알게 된다. 율리아는 휴가지의 수영장에서 아빠를 재촉하며 다이빙대에서 뛰어 오르며 소설은 끝난다.

이 소설의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묘사된 것을 보면 그들은 부도덕한 인물들이다. 그것은 그들이 악인이고 작가가 악인에 대해서 그릴려고 하는게 아니다. 밖에서 보았을 때 그들은 멀쩡하거나 유명하거나 잘나가는 인물들이지만 그들의 내면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친절한 의사인 마르크는 겉으로는 좋은 의사였지만 마음 속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그것은 마음 속에서만이다. 사건이 일어나 정신을 팔리기 전에 마르크는 절대로 환자들에게 마음내키는대로 대하는 의사가 아니었다. 문명의 고등교육을 받은 의사인 마르크는 사회의 규범속에 있고 범죄를 저질러 사회의 규제를 받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그러한 마음속에 자물쇠가 어떤 사건이나 계기에 의해 부서진다면 그는 본능에 의해 자신이 원하는대로 행동할 것이다. 그것이 마르크의 스승인 헤르츨 박사가 주장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본능인 것이다. 그러므로 소설의 등장인물들이 혐오감을 주더라도 그것이 이책이 선악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마르크는 랄프를 죽였다. 하지만 랄프는 율리아를 강간하지 않았다. 그러나 마르크는 랄프를 죽인 점에 대해 자책하지 않는다. 오히려 진범을 치죄하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진범은 나쁜놈이지만 마르크와의 접점이 적다. 하지만 랄프는 마르크와 함께하면서 마르크는 본능적으로 랄프의 행동들이 가족에게 위협적이라고 느끼게되고 그것이 랄프를 100% 범인으로 확신하지 못하면서도 랄프를 죽이게 되는 원인이 아닌가 한다.

작가의 전작 디너와 마찬가지로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양면성을 읽을 수 있는 형식이 분명히 있고 마무리를 확실하게 결정내지 않음으로써 독자의 상상력을 부추기는 점도 같다. 이 소설이 인간군상에 대해 볼 수 있는 소설이지만 혐오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의대 1학년 때 그는 우리에게 본능에 대해 가르쳤다. "본능을 없앨 수는 없습니다." 그가 말했다. "오랜 문명화로 본능이 드러나지 않게 만들 수는 있지만. 문화, 법률, 질서가 우리에게 본능을 계속 통제하라고 강요합니다. 하지만 본능은 결코 멸리 달아난느 법이 없어요. 언제든지 주의력이 떨어지면 덤벼들려고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72p

 

데머가 문득 던진 질문이 정말 놀랍기 그지없더군. 그 질문이 나를 그대로 멈춰 세웠고, 나는 지금도 그 일을 잊을 수가 없소. 사실 그 질문은 내게 개인적인 주문 같은 것이 되었소. '당신은 왜 스스로 뭔가를 생각해 내지 않는 겁니까?' 그의 질문은 이거였소. 정말이지 나는 그대로 멈춰 버렸소. 뭐라고 해야할지 알 수가 없더군. -p228

 

<본 서평은 은행나무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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