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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한국사
김재완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6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저자가 한국사 곳곳에 숨겨진 수수깨끼, 조선사를 관통하는 무덤 이야기, 끝나지 않은 독립운동에 대하여, 1,500년의 시간을 건너는 음모론의 실체, 이런저런 직업을 가진 이들의 기믹힌 신세라는 5장의 주제로 주제들을 뽑아 이야기를 하는 내용이다.
맨 처음 세한도의 이야기는 제주도에서 탄생하여 중국과 일본으로의 여정과 다시 돌아오는 과정을 그리고 있고 정감록은 자주 다뤄지는 내용이지만 재밌는건 정조 6년 문인방의 역모나 이후 동학에서도 정감록의 영향은 받았으되 딱히 정씨를 내세우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첨성대의 용도는 여전히 미스테리하지만 저자가 적은 숫자의 의미들은 일부는 맞는 것도 있는거 같지만 일부는 억지로 끼워넣은 느낌도 났다. 정말 미스테리한건 첨성대보다도 한줄 언급된 선덕여왕의 남편 음갈문왕의 정체라는 생각도 든다.
광개토대왕비와 임나일본부설에 있어서는 새로운 주장을 보았다. 바로 전북대 명예교수인 김병기 교수가 2020년 낸 책의 주장으로 역사가가 아닌 서예전문가로써 글씨체를 언급하며 일제가 비문내 도해파라는 글을 만들어 해석을 바꿨다는 것이다. 원래의 글을 입공우라고 주장하며 이럴 경우 왜가 백제와 가야(추정)을 부수어 신민으로 삼았다는게 아니라 백제와 신라가 고구려의 속민으로 조공을 바쳤고 왜가 백제, 가야, 신라에 조공했으로 고구려가 왜를 신민으로 삼았다는 내용이 된다는 것이다. 광개토대왕비에 있을만한 내용으로는 당연히 위의 주장보다는 아래의 주장이 더 맞는 말로 보인다. 고구려가 왜를 올려쳐줄 이유가 없고 그럴만한 비문도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김병기 교수는 한글의 서체가 광개토왕비와 같다는 허황한 주장도 한 인물이긴 하지만 이 주장의 경우는 잘 들어맞는거 같다.
파평 윤씨와 청송 심씨의 산송은 다른 책에서도 언뜻본듯한데 2006년에야 해결되긴 했다니 다행이다. 박수하의 딸 자매의 이야기나 왕릉과 연관된 내용들도 흥미로웠다.
을미사변에서 일본을 도운 우범선의 이야기와 그 아들이 우장춘으로 고국을 도운 이야기도 흥미롭다. 기껏 과거의 껄끄러움을 딛고 도우러왔는데 다시 갈까봐 모친상에도 안보낸건 우리나라 정부가 좀 너무하긴했다.
반민특위 실패의 이야기는 씁쓸하고 홍범도 장군 유해가 돌아온 이야기는 뭉클했다.
음모론 파트의 이야기들도 흥미로울 수 있는데 여기에는 특히나 야사나 이론의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거 같다.
마지막에는 궁녀, 내시, 화원, 역관같은 특이한 직업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화원 파트에서는 단원 김홍도가 일본에 세작으로 갔다는 내용이 나오고 일본에서도 그림을 그려서 샤라쿠라는 화가로 활동했다는 내용이라 흥미롭다.
역관 파트에는 홍순언이 과거의 인역 덕분에 종계변무를 해결하고 임진왜란에서도 명나라 병부상서 석성의 도움으로 조선을 구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 있다. 석성은 왜와의 협상이 파탄나고 정유재란이 일어나자 투옥되는데 그 아들에게 조선으로 가라고 유언했다고 한다. 책에서는 큰아들이 조선에가서 해주 석씨가 되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찾아보니 둘째도 조선으로 와 성주 석씨 또는 조주 석씨의 조상이 되었고 이순신과 함께 싸운 명나라 제독 진림의 손자 역시도 조선으로 와서 광동 진씨가 되었다고 한다.
마지막은 직업이라고 하기는 다른듯한 해상왕 장보고의 이야기다. 장보고는 자신의 능력으로 신분의 한계를 넘어보려한 사람이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신분과 권력의 욕심을 적당히 부렸다면 청해진은 좀 더 오래 유지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정통적인 역사라기보다는 야사와 여러 이야기들을 곁들여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같다. 재미있게 읽고 역사적인 사실은 잘 알아봐야 할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