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1 - 개정판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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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니치, 재일교포라고 부르는 사람들을 그린 이 소설은 일제강점기가 시작되는 1910년부터 시작한다. 조선의 부산 영도에 여관을 시작한 부부는 언청이에 발을 저는 아들을 하나 얻었다. 훈이라는 아들은 똑똑하고 힘도 좋고 일도 잘했지만 장애를 가지고 있으므로 결혼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일제의 토지수탈에 일자리를 잃은 소작농의 딸을 지참금조로 약간의 재물을 주고 훈이의 배필로 얻을 수 있었으니 그게 소설의 주인공이랄 수 있는 선자의 어머니 양진이었다. 훈이의 부모가 죽고 몇명의 자식을 잃은 두사람이지만 멀쩡한 딸 선자는 살아남았고 훈이가 결핵으로 목숨을 잃지만 모녀는 식모 둘과 함께 하숙집을 운영한다.

선자는 시장에서 본 30대 생선중개인을 하는 부유한 남자 한수와 만나게 되고 친밀한 사이로 발전한다. 하숙집에는 훈이와 안면이 있던 형이 추천하여 오게 된 목사 이삭이 일본 오사카에 형을 만나러 가기 전에 잠시 머물러 오지만 몸이 약한 그가 결핵에 두번째로 걸리면서 몇달간 하숙집에서 보살핌을 받게 된다.

선자는 한수의 아이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지만 한수는 그제서야 자신이 일본에 아내와 세딸이 있다고 밝혔고 선자는 한수와의 만남을 거부하게 되고 아이아버지를 밝히지 않고 임신사실을 어머니에게 털어놓는다. 사생아를 낳게 되어 동네에서 백안시되게 된 상황에서 이삭이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선자와 결혼하여 아이를 자신의 자식으로 키우겠다고 제안한다. 결국 모녀는 이에 응하고 선자는 이삭과 오사카로 가게 된다.

오사카에서 이삭의 형 요셉은 아내 경희와 조선인들이 사는 빈민촌에 집을 가지고 있었지만 조선에서 부유한 두 사람도 여기서는 형편이 좋지는 않았다. 몸이 약한 동생과 동생의 임신한 아내가 와서 같이 살게 된다. 요셉은 비스킷공장과 기계수리일을 하지만 임금은 일본인의 절반이었고 이삭은 교회에 부목사로 가게되고 임금은 요셉의 반도 안되는 더욱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경희는 자신도 김치를 만들어 파는 일을 하고 싶어하지만 가부장적인 요셉은 아내가 집안일만 하며 자신을 맞이하기를 바래서 일을 하지 못한다. 어느 날 사채업자들이 요셉의 집에 찾아와 요셉이 이삭의 도항증을 만드느라 사채빚을 졌다는 걸 알게 된다. 더구나 두달이나 이자를 내지 못한 사실도. 선자는 사채의 무서움을 부모님께 들어 알고 있었으므로 자신이 갖고 있던 한수가 선물한 고가의 회중시계를 전당포에 팔아 빚을 갚는다. 요셉은 사실을 알고 수치심을 느끼며 오히려 화를 낸다. 그리고 선자는 첫 아들 노아를 출산한다.

이후로 몇몇의 아이를 잃었지만 두 번째 아들 모자수(모세)를 얻게 된다. 그리고 교회에 집사인 중국출신 후가 신사참배를 거부하면서 목사들까지 모두 잡혀가게 되고 이삭도 잡혀가게 된다. 선자는 두 아들을 키우기 위해서 요셉의 반대에도 김치장사를 시작한다. 김치만 파는 건 아니고 장아찌나 사탕 등 여러가지를 경희의 도움을 받아 팔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전쟁통에 배추구하기가 어려워지는데 어느 날 야키니쿠 식당을 운영하는 창호가 나타나 선자의 김치가 소문이 좋다며 선자와 경희 모두에게 식당에서 김치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한다. 요셉은 반대하지만 결국 두 사람은 그곳에서 일을하게 되는데 2년 후 이삭이 온몸에 상처를 입고 집에 나타난다. 노아가 아버지를 처음보고 어머니와 큰아버지에게 알린다. 이삭이 풀려난건 목사가 죽고 이삭도 곧 죽을거 같자 풀어준 것이었다. 이삭은 식구들과 두 아들을 보고 눈을 감는다.

선자와 경희는 창호의 식당에서 일하며 창호와도 친해지지만 전쟁통에 식당운영도 힘들어지고 몰래 운영하다가 문을 닫게 된다. 어느날 창호와 경희가 장을 보러간 사이에 선자가 혼자 있는 식당에 한수가 나타난다. 한수는 요셉에게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의 주인이었고 시계를 통해 선자를 알아보고 선자와 노아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며 창호의 식당 역시 주인은 한수였다. 그런데 한수가 나타난 것은 선자와 가족들을 피신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는 정보를 얻어 미군이 오사카를 폭격하리라는 사실과 나무집이 태반인 빈민촌에서는 살아남지 못할거란걸 알았던 것이다.

몰래 요셉을 따로 지방의 일자리로 후한 임금을 약속해 보내고 식구들은 창호와 오사카에서 좀 떨어진 고구마농장으로 가서 일하게 된다. 농장주는 한수와 고구마를 몰래 암시장에 팔던 인물로 일잘하는 조선인 가족에게 호의적이었다. 한수는 선자의 모친인 양진이 조선에서 일본인에 하숙집을 빼앗기고 식모노릇을 하고 있는 걸 데려오게 된다.

폭격이 이어진 어느 날 한수는 요셉을 데려온다. 요셉은 폭격에 크게 다쳐서 얼굴 등에 화상을 입어 이전처럼 생활하기 어렵게 되었다. 하지만 요셉은 한수가 노아의 친아버지 임을 알게 되고 조선에 가겠다고 하지만 한수는 조선의 혼란한 상황을 알려주고 요셉과 경희의 부모는 공산주의자들에게 처형되었다는 확인되지 않은 거짓정보를 준다. 전쟁이 끝나고 오사카에 돌아오고 한수의 덕택에 집을 다시 짓고 살게 되는데 창호도 가족같이 되어 같이 지내게 된다. 그런데 창호는 친하게 지내던 경희에게 감정을 느끼게 된다.

노아는 이삭과 한수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서인지 공부를 하여 성공하고자 한다. 비록 와세다대학에 입학시험에서 떨어졌지만 과외를 해서라도 다시 들어가려하고 식구들도 노아가 일하면서 공부하는 대신 공부에 전념하게 하려한다. 그런데 모자수는 공부에 흥미를 갖고 있지 않고 형에게 과외를 받지만 영어에는 흥미를 보여도 일어실력은 늘지 않는다. 모자수는 일본사회에 들어가려는 노아와 달리 난폭하게 굴더라도 맞서 싸우고 싶어한다.

애플tv 드라마로 만들어진 베스트셀러 소설 파친코. 드라마는 보지 못했지만 유튜브에 긴 광고는 본적이 있다. 재일교포 4대의 이야기라고 하는데 교포가 아니라면 훈이의 부모까지 5대의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겠다. 재일교포의 이야기면서 여성의 고난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한듯하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본다면 최악은 면한 듯한 모양새다. 만약 선자가 영도에 남았고 한수와 만나지 않았다면 어차피 복희자매처럼 만주로 끌려갔을지도 모른다. 거기에 이삭을 만난건 더욱 행운이다. 아버지때문에 장애문제로 인해 결혼을 하기 어려웠는데 남의 아이까지 책임져주는 남편을 만나기가 어디 쉬운가? 더욱이 일본에 가게 되어 비록 힘든생활이지만 조선에서와 같은 어려움은 갖지 않아도 되고 노아때문이겠지만 한수의 거듭된 도움 덕에 죽을 위기도 여러번 넘겼으니 결과적으로는 최악은 아니게 되는 것이다. 등장인물들의 대사나 상황 등을 통해서 일본의 침탈에 대한 부분은 비교적 간접에 가깝게 표현되는 느낌이다. 드라마 예고편에서는 영도에서부터 순사가 나오는 걸 봐서는 좀 더 직접적으로 보이는듯 보인다. 1권의 내용은 선자의 젊을 적 인생이었는데 2권에서 노아와 모자수가 어떻게 자랄지 그리고 그들 다음세대는 어떨지도 궁금해진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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