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 궁궐 기담
현찬양 지음 / 엘릭시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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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때는 조선 태종대. 이복형제와 정도전 일파를 죽이고 왕위에 오른 이방원은 외척인 민씨일가까지 숙청하고 후궁들을 들인다. 민씨를 쫒아내지는 않았지만 교태전에 가두고 출입을 엄금한다. 교태전에서 일하는 상궁나인들도 모두 교체하게 되는데 새로 일하게 된 나인들은 괴이한 사연이 있는듯하고 궁안에 궁녀들에게는 궁녀 규칙 조례라는 비망록이 돌아다니며 궁안에서 금기시하는 것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고양이매가 우는 어느 날 궁녀처소에서 교태전에서 일하는 지밀나인 마노아, 세답방 나인 장백희, 소주방 나인 연홍, 생과방 나인 장미 거기에 사정이 생겨 잠시 교태전에 머무는 공주인 경안궁주까지 참여한 괴담회가 열리게 된다. 특정시기에만 울어 임금들을 괴롭게 한다는 고양이매(부엉이)가 우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 괴담회는 백희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바로 교태전이 있던 자리가 본래 궁이 지어지기 전에는 백희의 집터였으며 그곳은 도깨비 집터라고 불리는 곳으로 백희는 본래 잘사는 집의 여식이었지만 오라비가 병을 얻으면서 집안이 기울고 사람들이 사라지는 일에 대한 괴담이었다.

그날 이후 새로운 후궁 정의궁주의 궁녀 한단지가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것은 우물가에 빨래감으로 인해 새로 들어왔으면서 다른 궁녀들과 각을 세운 한단지가 궁궐의 우물은 사용하지 않으니 들여다보지 말라는 비망록의 금기를 어겼기때문에 벌어졌다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그날 밤에는 정의궁주가 궁녀가 사라진 이야기를 하는데 그 역시도 우물과 관련이 있는 이야기였고 그 궁녀가 누구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실종된 한단지와 다툰 효순궁주의 궁녀 효진이 비망록에 금기시된 춘향이 놀이(분신사바나 위자보드같이 귀신에게 물어보는 타입의 놀이인듯)를 통해 더욱 의심을 받게 되고 한낮에 여우비에 천둥이치며 갑자기 땅에서 생긴듯한 벼락에 효진이 맞고 타죽으면서 천벌이라는 소문이 나게 되고 임금까지도 이 사건들에 주목하여 중전의 궁녀출신 후궁인 신녕궁주에게 조사토록 한다.

신녕궁주는 궁녀들의 기강을 잡기위해 궁녀들을 대상으로 쥐부리글려를 시킨다. 밤에 궁녀에게 밀떡을 물게하고 천으로 묶어 입을 가린 후 상궁이나 내관이 횃불로 겁주며 입을 지지는 시늉을 하는 것. 유폐된 냉궁인 교태전은 제외. 이날 밤에도 궁녀들의 처소에서는 경안궁주와 궁녀들의 괴담회가 열리고 늦게 온 노아가 쥐를 잡는 쥐인 서묘에 한 두가지 이야기를 한다. 두번째 이야기는 세자였던 방석에 대한 이야기로 지금 중전의 음모에 대한 이야기이자 경안궁주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이야기였다.

임금은 사건해결이 되지 않자 괴력난신과 관련된 아는 사람인 강수를 불러들인다. 강수는 머리에 보이지 않는 뿔이 있는 인물로 임금은 처가집에 있을 때 이 강수가 빈객으로 머물며 귀신점호를 하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하였다. 강수는 신녕궁주로부터 사건해결을 위해 환관으로 분해 조사하기로하고 이름을 김개시로 바꾸고 교태전에 가도록 한다.

외전에서는 백희가 집터를 궁궐로 넘기고 궁녀가 되면서 면신례를 하는 이야기인데 이를 통해서 마노아와의 만남, 효진의 엄지가 사리진 이유나 특히 궁녀 규칙 조례라는 비망록이 어떻게 탄생되었는지가 소개된다.

작가의 말에 나오듯이 괴담에 나온 괴물들은 본래 소개된 것들을 작가가 상상력으로 조금씩 변형시켰다. 피에 젖은 조선초 태종대의 궁궐이라면 각종 괴담과 괴이가 나올법 하다. 여러 괴담이 나왔지만 현재의 문제가 되는 두 궁녀의 실종, 사망사건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끝나서 후속편을 기다리게 한다. 강조된 궁녀 규칙 조례에 대해서는 확실히 왜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주었다. 두 궁녀에 대한 범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추측을 불러일으키는데 외전은 선택지를 하나 더 추가하게 만들었다. 강수도 나쁘진 않지만 퇴마하는 승려나 무속이 나오지 않은 부분은 아쉽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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