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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 고대~근대 편 - 마라톤전투에서 마피아의 전성시대까지 ㅣ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빌 포셋 외 지음, 김정혜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1월
평점 :

흑역사란 없었던 일로 치거나 잊고 싶을만큼 부끄러운 과거라고 한다. 이책의 원제나 내용을 보면 흑역사라기보다는 역사상에 보이는 실수나 실책에 가까운 내용들을 모은듯하지만 그런 것들이 군주들이나 위정자들, 지휘관들 등 실수를 저지른 자들의 입장에서는 흑역사라고 할만한 것들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존재한다. 먼저 첫번째 아테네와 페르시아간의 오해가 불러온 참극이라는 부분부터 그렇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이 책의 내용처럼 아테네가 급한마음에 페르시아에 복속을 자청했고 서로간 생각한 의견이 달랐기때문에 급한일을 해결한 아테네가 화장실 들어갈때와 나올때 다르듯이 입장을 바꿨고 분노한 페르시아가 그리스에 침입을 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사건이 있었던 없었던 페르시아는 그리스를 노렸을 것이라는게 내생각이다. 대제국을 이룬 페르시아 입장에서는 도시국가들의 집합체인 그리스는 침흘릴만한 정복예정지일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실수를 하던, 또는 실수가 없었다하더라도 페르시아는 그리스를 노릴만한 정황이 뚜렷한 상황같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후계자를 남기지 않은걸 흑역사라고 볼 수 있을까? 이것은 너무한 평가라고 생각한다. 알렉산드로스는 30대의 젊은 나이였다. 그의 나이에 유언장이나 후계를 생각하기에는 터무니 없다. 정력적으로 정복전쟁을 하고 다녔던 만큼 병에 걸리기 전에는 건강에 자신이 있었을 것이다. 비록 병에 걸렸다하더라도 설마하니 내가 죽겠어?라는 생각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최후의 순간에 그는 자신의 어린 아들에게 후계자를 맡기고 후견을 붙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아들은 이 책에 나오지 않지만 당시에 엄마뱃속에 있었다. 무사히 태어날지, 태어나서도 계속 살수 있을지 어떤 것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태아에게 후계자를 맡길 수는 없는 노릇아닌가? 다른 장군에게 후계자를 맡기기에는 굳이 자신의 집안이 아닌 신하에게 나라를 맡기는데 찬성했을까? 왕가가 아니라면 차라리 제국이 찢어지는걸 바랬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므로 이상황을 알렉산드로스의 흑역사나 실수라고 보긴 어렵다고 본다. 그저 저자들의 결과론적 희생양이 된듯한 느낌이었다. 이것은 후반부의 레닌에게도 적용된다. 알렉산드로스가 30대에 죽고싶을리 없듯, 레닌이 50대초반에 죽고 싶을리 없다. 그런 레닌이 건강했더라면 스탈린을 제거했을 것이라는 주장은 실수나 흑역사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군주들과 지휘관들의 전쟁에서의 패배는 본인의 흑역사일뿐만 아니라 본인의 목숨, 나라의 흥망까지 걸려있는 중대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말 흑역사인 경우도 있는데 바로 콜럼버스의 경우이다. 지구의 둘레를 잘못계산했는데 끝까지 인정하지 않고 신대륙을 인도라고 부른 콜럼버스는 어쩌면 콜럼부스대륙이라고 부를 수도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이것은 실제로 그럴싸한 느낌이었다.
저자들도 인정하는 실수나 흑역사가 아닌 부분도 하나지만 있다. 바로 안전유리를 만든 베네딕투스의 실수이다. 이것은 실수지만 긍정적인 실수이며 부서져도 파편이 튀지않는 접착안전유리를 자동차유리로 쓸 수 있게 된 것이 그의 실수 덕분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여러명이다. 그중에는 역사를 가르치는 사람도 있지만 작가들이 많았다. 그러므로 저자에 따라서는 서술방식에 차이가 있기도하다. 특히 여몽연합군의 부분에 있어서는 소설같은 느낌이 유독 강하게 들어가 있다. 그래서인지 역사에서 만일에 대한 부분들, 실수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부분에 있어서 한껏 상상력을 자랑하고 있다. 무리한 부분들도 많다. 예를 들어 미국의 남북전쟁에서 남군이 일찍패배했다고해서 링컨이 암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어차피 패배였다면 링컨에게 앙심을 품지 않을까? 북부가 빨리 이겼다면 링컨이 노예해방선언을 빨리 했을것이라는 내용도 있는데 링컨이 노예해방에 소극적이라는 부분도 있는만큼 오히려 남부를 다독이기 위해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되었다.
최근에 설민석의 문제가 불거졌었다. 물론 카운터펀치는 석사논문이었으나 TV에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문제가 컸다. 하지만 연영과출신이라는 그의 학력은 한편으로 약점이지만 적어도 이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장점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역사적 사건을 스토리텔링할 때 도움이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작가들도 비슷한 약점이 살짝은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흥미로운 내용들과 상상력들을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서프라이즈에 나왔던 내용들도 몇가지 있다. 서프라이즈를 보듯이 이 책의 세계사 속에 흥미로운 사건들을 본다면 역사에 흥미를 좀 더 가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읽어봄직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