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가 되어라 - 마키아벨리가 전하는 강자와 운명에 굴복하지 않는 17가지 삶의 원칙
에리카 베너 지음, 이영기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을 집필하여 당시부터 지금까지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은 인물이다. 군주론의 내용에 대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내가 대학신입생 시절에 이 군주론을 읽고 토론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의 우리는 단지 군주론을 당시의 정서와는 다른 이탈리아의 혼란한 상황 속에서 나온 현실적이고 비정한 주장들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저자는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연구자로써 이 책은 17가지 삶의 원칙이라는 소제목들을 두어 니콜로의 전기를 쓴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은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이야기이지만 니콜로가 활약한 피렌체 역사의 일부를 엿볼 수도 있다.(아마도 니콜로가 지은 피렌체사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먼저 니콜로의 아버지 베르나르도 시절부터 시작된다. 베르나르도는 왜 많은 빚이 있었는지, 그리고 법률가 자격을 지닌 그가 왜 제대로 활동하지 않았는지 등인데 사실 빚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은 것 같다. 그것이 베르나르도의 아버지와 삼촌의 빚이 이어진 것인지, 아니면 지롤라모 마키아벨리의 반역 때문에 징벌적 세금을 받은 것인지 둘 다 인지 정확하게 알려지진 않은듯하다. 어쨌든 지롤라모의 일 때문에 베르나르도가 외부활동을 하지 않고 법률가로도 나서지 않은 것은 사실인 듯하다. 그리고 이 빚은 니콜로에게 까지 이어져 니콜로가 공직에 선출되는데 걸림돌이 되었고 그가 제2서기장이 되어서도 그 위의 결정권자가 되지 못한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피렌치는 세납액의 정도가 공직을 맡는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니콜로가 공직을 시작할 때는 피렌체가 메디치가에게서 벗어나고 그 뒤에 사보나롤라 일파가 숙청되어 진정한 공화정을 했을 때였다. 그는 제2서기장에 임명되어 카테리나 스포르차, 체사레 보르자를 만나 외교임무를 수행하고 프랑스의 루이 12세를 보러 프랑스에 가기도 한다. 니콜로는 그들을 관찰하며 그들의 모습에서 군주의 장단점을 생각했다. 당시의 피렌체와 이탈리아는 교황과의 관계,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의 외국의 침입에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니콜로는 이에 용병을 고용하고 전쟁을 하던 피렌체나 다른 이탈리아 국가들과 달리 시민군을 만들어 싸우게 된다면 용병들보다 충성스러운 군대로 스스로 자기나라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여 피렌체에 시민군을 조직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쫒겨났던 메디치가도 스페인을 등에 업고 피렌체에 재등장했고 쿠데타가 벌어졌으며 메디치가 인물이 교황까지 된다. 니콜로도 서기장직에서 쫒겨났으며 암살음모사건에 관련시켜 고문을 받다가 교황의 특별사면으로 풀려나기도 한다. 이후 니콜로는 메디치가가 지배하는 피렌체에서 등용되지 못하고 징벌적 세금에 시달리며 별장에서 은인자중하면서 군주론 등의 책들을 집필하고 다시 피렌체의 공직에 오르고자 하였다. 그리고 등용되지 못한 시간들이 오래되면서 오르티 오리첼라리에서 젊은 귀족들과 대화를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그들과 교류하였다. 희극 만드라골라가 성공을 거두기도 하며 메디치의 지배자가 바뀌면서 니콜라는 다시 공직의 기회를 얻지만 전보다는 작은 직위에서 외교업무나 성벽관리업무를 맡는다. 그리고 다시 쿠데타가 일어나 메디치가가 물러나고 공화정이 부활하지만 니콜로는 서기국의 서기장 선출에 출마하지만 실패하고 얼마안가 죽는다.    
전체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저자가 니콜로 마키아벨리에 대하여 미화하는 점이 어느 정도 있다는 생각이다. 처음의 군주론에 대한 부분부터 그렇다. 저자는 군주론이 군주에게 현실적으로 조언하는 것이 아니라 군주가 권력에 집착하도록 하고 백성들의 지지를 잃게 만드는 방법을 조언하여 군주가 빨리 실각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위해 군주론을 집필했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도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은유적인 표현 등은 메디치가를 비난하거나 조롱한다는 것이다. 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공화주의자였고 군주론 안에서도 메디치가나 군주에게 빈정대는 내용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마키아벨리가 군주의 몰락을 바라고 이 책을 만든 것은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마키아벨리는 계속해서 피렌체에서 공직생활을 이어가기를 원했다. 저자는 이것을 메디치가에 대항하기 위한 시도로 보고 있는듯하다. 메디치가에 충성을 바치는 척하다가 힘을 모아 반란을 일으킨다는 식이다. 니콜라는 메디치가에 거스르지 않는 척 하면서 외부에서 더 좋은 조건으로 스카웃하려는 시도는 모두 거절하였다. 당시 그의 상황이라면 외국으로 가거나 외부에서 힘을 기르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피렌체에만 충성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니콜로는 이 책에 그려진 대로라면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것을 반대하고 한쪽 편을 선택하여 충실한 것이 좋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니콜로의 한쪽 편은 소데리니나 메디치가 아니라 피렌체라는 자신이 나고자란 곳을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공화주의자이지만 피렌체가 메디치가에 의해 다스려진다고 해도 피렌체에 남아서 군주인 메디치를 보좌하면서 피렌체를 위해서 노력하려는 모습을 보인게 아닌가 한다. 니콜로는 공화정이든 군주정이든 모든 시민의 이익을 위해 법으로 시민들과 군주의 권한을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므로 그것을 위해 피렌체의 공직을 원했던 것 같다. 물론 니콜로에게 계속 교황이나 메디치가의 지배자에게 제안을 하여 군주정 안에서도 시민을 위한 정치를 하도록 하거나 외교문제에 있어서도 방향을 잡고 시민군을 만들려는 생각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암살이나 쿠데타로 메디치가의 뒤통수를 치기 위해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니콜로의 마지막에서 그가 친구인 베토리등과 함께 메디치가를 엎을 쿠데타를 계획했다고 주장하지만 니콜로가 정말로 쿠데타 세력에 중심적인 일인이었다면 사보나롤라일파에게 선거에서 질리는 없었을 것이다. 또한 저자가 말한대로 물론 니콜로가 이전부터 자신의 건강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말은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선거 이후 갑작스러운 복막염의 발병은 지병이 선거실패를 계기로 낙담한 니콜로의 몸을 집어삼켰다는 표현이 과히 틀리지 않다고 생각되었다.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여러 저작을 통해서 공화정과 군주론, 재정이나 군사 등에서 많은 의견을 피력하였고 피렌체의 역사를 다루기도 하였다. 그의 저작들은 금서가 되었음에도 많은 지도자들에게 영향을 미쳤는데 저자의 말처럼 은유적인 표현만은 아니었을거라 생각한다. 군주론에는 니콜로가 쓴 이것은 은유적인 표현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내용도 있다고 하니 자신의 고향의 군주에게 주는 충고로써 일부는 필요성에 의해, 일부는 군주들이 듣고 싶어 하는 내용으로써 그렇게 작성하게 아닌가 생각되었다.

 

 

 

 


<이 서평은 거인의 서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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