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투스의 심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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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늘 악의는 되돌아온다고 생각한다. 타인을 싫어할 수록, 그 감정은 어떻게든 돌고 돌아서 나에게도 돌아온다고. 그래서 최대한 사람을 싫어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이다.

이 이야기는, 모든 것이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릴레이 살인에 가담한 셋이나, 그들을 협박한 여인이나, 또 숨은 한 두사람 모두에게.

악의로 인해 돌고돌아 결국 스스로 맞춘 총알이라고 보자.

역시 세상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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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이치조 미사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모모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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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홍보를 하기에 관심을 가졌다. 개인적으로 후지마루의 <가끔 너를 생각해>와 <너는 기억못하겠지만>을 정말 재밌게 읽었기에 <오늘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라는 책이 정말 기대가 됐다.

나의 예감대로 후지마루의 책을 좋아한다면, 이치조 미사키의 이 책을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잔잔하고, 울림이 있고, 후루룩 잘 넘어가는 책.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와 같은 결이라고 할까.

주인공은 매일매일 기억이 '리셋'되는 마오리와 평범한 다오루가 만나 작은 사랑을 지키기 위해 살아가는 이야기. 줄거리만 보아도 다정하다.

절차기억은 반복 습득되어 무의식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기억이다. 물론 히노가 감정을 깨닫는 과정은 정서기억에 가까워보이지만, 어찌되었건, 그들은 반복되는 상황에 노출되면서 감정을 깨우쳐간다.

이야기를 읽으며 들었던 생각은, 다오루는 어떻게 그렇게 히노에게 헌신적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었다. 물론 '좋아하는 감정'이기 때문이라는 것으로 설명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 좋아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다오루를 헌신적이게 만들기도 하고, 마오리가 들뜨게도 만든다. 가끔은, 어제의 '마오리'에게 질투를 느끼게도 만들고, 내일의 '마오루'도 즐거울 것이라 확신하게 만든다. 정말로 그 감정하나로 가능한 것일까.

물론, 이 달콤한 이야기 속에서 그런 의문은 표현되지 않는다. 그저 그들의 이야기가 아름다워서 드는 생각일밖에.

오랜만에 달콤한 이야기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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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와 박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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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는 히가시노의 신간이어서, 정말 들떴다.

어떠한 스포도 읽지 않고, 책을 폈다.

그리고 조금씩 야금야금 읽었다.

이야기는 살인 사건으로 출발한다.

형사는 성심성의껏 수사하고, 범인을 밝혀낸다. 범인은 과거의 범죄 사실도 고백한다. 공소시효가 만료된 지난 사건을 피해 가족에게 밝히라는 말에 우발적으로 살인을 범행했다고.

하지만, 피고인의 가족과 피해 가족은 의문이 많다. 그렇게 하나하나 이상한 점들을 되짚어가며 진실에 도달하는 이야기다.

내가 주목한 것은, 다른 누구들도 아닌 언론들이다.

언론은, 사건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자 마자 가족들을 찾아간다. 유족과 피고인의 가족을. 그리고 무수한 질문을 던진다.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피해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처벌을 받기를 바라며 어떤 결과를 원하는 지.

정말로 잔인한 궁금증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보다 조회수를 많이 이끌어내는 질문이기 때문이겠지만,

언론에 노출된 적 없던 사람들은 쉽게 유도심문에 말려든다.

여러 질문들로 되레 머릿속을 어지럽혀두고 진실이란 상관없는 듯이 자극적으로 보도한다.

이 책에서 백조와 박쥐는,

피해자의 유족과 피고의 가족이다. 섞일 래야 섞일 수 없는 사람의 연대를 그리고 있다. 사건이 종결되었기에 진실은 상관 없는, 경찰과 언론이 아닌 정말로 진실이 궁금한 가족들의 이야기.

두 사람이 진실을 찾아 밝힌 후에도 향하는 유족들에 대한 비난의 시선은, 여전히 나를 분노하게 했다.

정말 답답하고 현실적인 이야기였다.

우리도 그렇게 판단하고, 그런 무수한 관심을 쏟아내지 않았을까.

금세 식어버릴, 잠시 끓어오르는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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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남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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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UR전산의 대표이사가 사망한 후, 새로운 UR전산의 대표이사가 살해당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유사쿠는 이 사건을 맡은 후, 학창시절의 숙적이었던 우류 아키히코와 마주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정말 좋아하는 편인데, 결말 부분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이번 책도 결말이 그렇게 마음에 드는 편은 아니었다.

시마다 소지처럼 사건에 대한 정보를 모두 제공한 후에 독자에게 판단을 맡기고, 더 창의적인 발상으로 놀라게 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모두 공개되기 보다는 그저 책을 읽으며 따라가다 숨은 관계를 포착하는 즐거움이 크다. 다만 이번에는 좀 범인을 추리하기는 유리했지만, 동기를 너무 꼭꼭 숨겨놓은 것과... 뭔가 메인이 되는 유사코의 사건이 좀 더 잘 풀어졌으면 하는 마음이었는데.

결말이 너무 흐지부지 끝나서 아쉽다.

아쉬운 결말이다.

그래도 읽는 동안은 눈을 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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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엔딩 (양장)
김려령 외 지음 / 창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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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건, <아몬드>의 '두번째 엔딩'이 실렸다는 것 때문이었다.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이 책의 첫번째 엔딩이 보고 싶어 원작들을 읽고 싶다.

맨 처음의 단편은 김려령 작가님의 <언니의 세계>. 처음 두 세장을 읽다가 영화를 켰다. 넷플릭스에서 <우아한 거짓말>을 보고, 다시 책을 폈다. 언니의 세계는 우아한 거짓말의 뒷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영화 속에서 만지가 화연에게 '살라'고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나는 그 장면이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도대체 왜 자신의 동생을 죽음으로 몰아간 이에게 살라고 할까. <언니의 무게>에서는 그 뒷이야기가 실려있어서 이해가 갔다. 끊어지지 않는 왕따의 굴레와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화연은 만지를 동경하고, 만지는 화연을 용서한 줄 알았던 장면이었는데 정말로 말 그대로, 천지때문에라는 이야기가 듣고 싶지 않아서, 화연을 그토록 미워함에도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만지가 대견하고 안쓰러웠다.

나같은 언니? 웃기지마. 내 동생은 천지야.

두번째엔딩, p35

실태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어 안쓰러웠고, 그렇게 되고도 화연이 되기를 자처한 미라도 이해가 가지 않고. 복작했다.

다음으로 인상깊었던 작품은, <아몬드>의 후속작. <상자 속의 남자>는 처음에 읽을 때, 이게 아몬드와 어떤 연관이 있는 지 알아차리기 힘들어, 아리송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읽을 수록 원작은 상관이 없어졌고, 상자 속의 남자의 주인공에 빠져 이야기를 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원작이 궁금해진 작품들도 정말 많았다. 특히 <페인트>. <모니터>에서 그토록 찾는 제누301이 누구인지, 왜 그런 사회에서 살게되었는 지가 정말 궁금해졌다. 다른 작품들도 너무 궁금했다. 또, <보통의 꿈>은 배경이 북한이라 정말 새로웠고, <초보 조사관 분투기>는 바이러스 상황이라는 것이 새로웠고, 재밌었다.

전작을 읽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좋았다.

그래도, 조만간 원작들을 찾아 읽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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