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슬픈 거예요?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20
임수정 지음, 김혜원 그림 / 한솔수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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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에서 [그리움은 슬픈 거예요?]라고 묻는다. ... 가만히 생각을 해보자. 그리움은, 그리움은 어떤 것일까?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슬픔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아픔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리워한다는 것은 최소한 그럴 대상이 있다는 것이고, 그 대상과 좋은 기억이나 함께 했던 즐거운 추억이 있다는 것이니 따뜻함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련함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이 이어지니 작가는 그리움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첫 장을 펼치니 그리움의 대상이 밝혀졌다. 할머니. 집으로 잘 가고 있느냐고 묻는 걸 보니, 아마도 할머니가 손자 집에 와서 며칠 머무르다가 할머니 집으로 돌아간 모양이다. 주인공은 큐션을 끌어안고 얼굴을 파묻고 있는 걸 보면 주인공의 마음이 어떠할지 저절로 상상 된다. 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분명히 있는데, 할머니의 흔적은 하나도 없는 집안 공간을 바라볼 때의 그 텅 빈 듯한 공허함이 얼마나 큰지. 든 사람은 모르지만 난 사람은 안다고, 온몸에 힘이 쭉 빠지는 것 같은 그 허전함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본 사람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할머니 물건을 찾아서 집안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는 주인공의 마음이 어떤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넘어져서 다친 무릎보다 마음이 더 아파서 큐션에 얼굴을 파묻고 우는 심정을.

그리움의 마음은 하루하루 일상을 보내면서 조금씩 줄어들기도 하고 또 때로는 늘어나기도 한다. 주인공은 할머니에게 일상 속의 자기 마음을 편지 쓰듯 자분자분 이야기하듯 표현하고 있다. 그렇게 그리운 마음을 스스로 달래가지만 그리움은 점점 더 깊어진다. 그래서 할머니가 보고 싶을 때 마음이 힘들어진다고 고백하면서, 누군가를 보고 싶은 마음이 그리움이라고 하는 엄마 말이 맞는지 할머니에게 묻는다. 그리운 것이 슬픈 거냐고. 할머니가 어떻게 대답을 했는지 알 수는 없짐나 할머니가 보낸 편지를 소중하게 다루는 주인공의 행동을 보면, 우리는 그리움이 슬플 수도 있지만 귀한 감정임을 알 수 있다.

책장을 덮으면서 주인공에게 그리운 대상이 할머니이듯 나는 누구를 그리워하는지, 누군가를 매일 그리워한 적이 언제인지 등을 조용히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나의 일상에 대해 조잘조잘 이야기를 늘어놓을 수 있는 그런 편안한 대상은 누구인지, 보고 싶다고 그립다고 내 감정을 그때그때 솔직하게 내보일 수 있는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대상에는 어떤 사람이 있는지 등을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그 대상에게 오랜만에 편지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예쁜 편지지에 그립다고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레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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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 있어요
우오즈미 나오코 지음, 니시무라 쓰치카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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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만 보고선 그림책인 줄 알았다.
그래서 어떻게 이야기를 펼쳐나갔을까
무척 궁금해하면서 책이 오자마자 펼쳤는데
예상과 달리 동화책이었다.
동화책이어서 기대와 달라 약간 당황했지만
실망한 것은 절대 아니니 쓸데없는 오해는 금지.

책이 도착하자마자 안락의자에 앉아 읽기 시작했는데
펼치자마자 순식간에 끝까지 읽게 되었다.
그만큼 글이 쭉쭉쭉 읽히니 매끄럽고
몰입도도 좋다고 할 수 있겠다.

우선 엄마의 옛수첩과 사춘기 여자아이의 마음이 서로 연결되면서 심리적인 고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엄마와 예민한 딸이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는 설정 또한 좋았다. 유령같지만 유령같지 않은 사춘기 시절의 엄마 모습이 주인공에게 잠깐씩 나타나 속상한 마음을 들어주고 읽어주는 게 현살의 바쁜 엄마가 못해주는 역할을 대신해주는 것 같아 좋아보이기도 하였다.
또 사춘기 아이로 자기생각을 구축해 나가면서 정체성을 키워나가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단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과거 사춘기때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불편한 마음이 있었는지 자연스럽게 떠올라 쉽게 공감되었다.

생각해볼 거리도 있어서 좋았던 거 같다. 아이들과 수업을 한다면 이런 부분에 대해 토론을 해보면 어떨까 싶기도 하였다. 전과 달리 아들딸 차별없이 키운다고는 하나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는 성별로 인한 불평등적인 모습이 곳곳에 있기때문에 엄마 입장에서 강사 입장에서 어른 입장에서 돌아보며 점검해 볼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특히나 상담을 하면서 오빠나 남동생때문에 차별을 당하는 아이들이 받는 심리적 스트레스와 불편한 감정들에 대해 익히 많이 들어온 상담사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러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자꾸만 감정을 억압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라고 응원하고 격려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상담실을 찾아온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그 아이들이 주인공 대신 쌓인 감정을 토로하게 해주면 좋겠단 생각도 들었다.

물론 반대로 부모상담을 할 때에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부모로서 놓치고 가는 것은 없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면 좋겠단 생각도 들었다. 바쁘다는 이유로 또 내가 어렸을 때 그렇게 자랐으니까 너무나도 당연하게 또는 나도 모르게 부당한 일들을 답습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게 해도 좋겠다 싶었다. 반대로 어렸을 때 자신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생각들을 했었고 그것들을 어떻게 퓰어나갔는지 또 우리 아이들과 비교해볼 때 어떤 점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봄으로써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현명한 대처방법이나 해결책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두어 군데 오탈자로 보이는 부분이 있어서 읽으면서 약간 신경이 쓰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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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아직 새였을 때 시공 청소년 문학 10
마르야레나 렘브케 지음, 김영진 옮김 / 시공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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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아직도 내 속에는 쓸데없는 선입견이 있나 보다. 나는 평소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 다른 형제들이나 부모들이 얼마나 힘들어 할까 하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나 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초반에 장애를 가진 동생을 사랑하는 누나의 모습은 나의 잘못된 편견과 선입견이 얼마나 나쁜 것인지 잘못된 생각이었는지를 깨닫게 했다. 장애가 있는 동생을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사랑하고 걱정하는 누나의 마음이 너무 따뜻해보이고 예뻐 보여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누나 뿐만 아니라 엄마아빠를 비롯한 할머니와 다른 형제들의 모습 또한 너무 사랑스러운 가족이어서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참 따뜻해져서 좋았다.

돌이 새가 되어 날 수 있다는 주인공의 말은 책장을 덮은 지금도 이해가 안되지만 그래도 사물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조금은 독특하고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생각들이, 아주 작은 사물 하나하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모습이 보고 배우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주인공처럼 기존의 틀에 갇힌 사고가 아닌 다른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연습을 해보고 싶어졌다.  주인공처럼 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작은 사물 하나하나, 나와 인연을 맺고 사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하며 소중하게 여기는 그런 마음을 갖고 싶어졌다.

또한 책을 읽으면서 어떤 시련이나 아픔을 겪더라도 절대 절망하지 않고 그 속에서 차분하게 다른 대책들을 찾아내는 가족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몫을 해내는, 불평불만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주어진 삶을 받아들이고 개척해 나가는 모습에 불평하기 바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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