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림 - Travel Notes, 개정판
이병률 지음 / 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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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사람이건 사물이건 무엇에 끌려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데 저자가 부러워진다. 

끌린다는 건 아직 감정이 마음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인다는 뜻이할테니 말이다.  

 

내가 지금 걷는 이유는 내일과 다음 생 중에 어느 것이 먼저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란다.  

올 것이 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란다.  

먼 훗날이 그냥 멀리에 있는 줄만 알았는데 벌써 여기까지 와버렸다며 

우리가 발디디고 사는 이곳 또한 사막이지 않겠느냐는  

저자의 말들이, 책 속에 담긴 사진들이 

나의 눈길을 끌더니 내 마음을 끌고 급기야는 나의 가슴을 끌었다.  

제목처럼 끌리고 말았다.  

아주 오랜만에 맛보는 끌림에 끌렸다.    

 

왠만해서는 여행 에세이를 보며 심취하기 쉽지 않다.  

그냥 아! 좋구나, 나도 한번 가봐야지 하는 정도에서 그치고 마는데 <끌림>은 달랐다.  

따뜻해지는 마음으로 책을 읽고 흐뭇해하며 마지막 장을 덮었더니 2005년 판이란다.  

2010년 개정판이 나왔단다. 표지나 디자인만 바뀐 그런 개정판이 아니란다.  

기대감을 안고 2010년 개정판을 내 품으로 받아안았다.  

빌린 책과 내 책의 차이가 이렇게 크다는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내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찼다. 

 

이번 책엔 어떤 글과 사진이 담겨있을까?  

어디가 어떻게 얼마나 달라졌을까?  

그 이후 또 어떤 여행을 했을까? 

책에 대한 기대와 작가에 기대로 한껏 부풀어 올랐다.  

 

역시 좋다.  

나쁘지 않다.  

그러나.....  

그런데....  

그렇지만....  

뭔가 조금 이상하다.  

책이 많이 달라지지는 않은 것 같은데 느낌이 다르다.  

아마도 2005년판에 너무나도 많은 마음을 줬나보다.  

그 책에서 느꼈던 끌림이 이 책은 왠지 모르게 부족하게 느껴진다.   

 

노란 바탕에 빛바랜 검은색 창문, 조금씩 다른 색을 가진 그 창문아래 쓰여 있던 글귀는 같지만 

문고리로 사진이 바뀌었다.  

아! 난 그 노란 창문이 더 좋은데.... 

그래도 다행이다. '내일과 다음 생 가운데'는 그대로라.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은 2010년의 <끌림>은 조금 더 화려해진 느낌이다.  

나만 그럴까?  

예전의 그 수수함에 끌리고 더 좋다고 느끼는 건.  

다음 사랑을 만나서도 첫 사랑의 희미한 기억으로 주춤이는 사람마냥  

<끌림>에 대한 첫 사랑이 많이 컸었나 보다.  

지금의 <끌림>이 분명 나쁘지 않음에도 예전의 <끌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분명한 것은 예전의 끌림이던 지금의 끌림이던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책속의 사진이 그렇고, 글들이 그렇다.  

소소한 일상에 행복이 머물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단지 익숙함이라는 이름으로 느끼지 못할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마음 끌리는 삶을 살고 싶게 한다.  

나도 어딘가에 끌려보고 싶다.   

그 어딘가가 사소하고 소소한 일상이기를 바란다.

끌림.  

끌림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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