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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즐거움 - 누구와도 함께할 수 없는 나만의 행복 찾기
사라 밴 브레스낙 지음, 신승미 옮김 / 토네이도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혼자 사는 즐거움>이라는 책의 제목을 보면서 희미한 기억속에 아주 오랜 전에 나온 책이 한 권 떠올랐다. <초라한 더블보다 화려한 싱글이 좋다>는 제목을 가진 책. 어떻게 하면 화려한 싱글로 멋있고 당당하게 살아나갈 수 있는가 하는 방법 등을 담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어 진다. 당시만 해도 독신으로 사는 이들이 많지 않았기에 조금은 시선을 끌었던 제목이었던 같은데 이 책을 떠올린 것은 아마도 '혼자 산다는'것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그러나 <혼자 사는 즐거음>은 분명 차원이 다르다. 혼자 산다는 것은 요새 흔히 말하는 홀로족들-독신 또는 돌싱-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결혼을 했건 하지 않았건, 가족이 있건 없건 상관없이 인간 본연의 '홀로됨'에 관한 이야기다. 자기 자신만의 고유한 시간,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함께여도 외롭다고 느끼는 인간 자체의 고독을 의미 있는 시간들로 채우며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들에 말하고 있다. 다른 누군가를 통한 삶의 의미가 아닌 오로지 자기 자신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행복을 찾고 나아가 진정한 자신을 찾자는 그런 내용을 담고 있다. 화려하고 거창한 것이 아닌 모르고 지나쳤던, 알면서도 놓쳐버렸던 일상의 소소함에서 즐거움을 즐길 수 있는 방법 79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혼자 사는 즐거움>에 소개되어 지는 79가지 방법들의 목차를 살펴보면서 와, 참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함과 동시에 그다지 특별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미 하고 있거나 했거나 한 일들이 많지만 단지 그것에서 즐거움을 찾아내지 못하고 소홀히 여기며 지나쳤을 뿐인 것이 대부분으로 내 삶에 적용시키기에 그다지 어려울 것은 없어 보인다. 물론 '묘원 산책하기'는 좀 생소하기는 하다. 저자가 외국 사람이나 묘원이라는 것 자체가 우리와는 거리가 있는 풍경을 연상되어 지지만 충분히 상상만으로도 가능한 일이니까 한번쯤 해봄직하다. 이렇듯 대부분 공감 가는이야기들이지만 간혹 스물 여덟번째에 등장하는 '머리카락과 화해하기'처럼 시선을 끌기는 하지만 공감이 약한 부분도 있다. 혼자 사는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머리카락과 화해할 일이 무엇이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여자들에게 해당되는 부분이기도 한데 머리때문에 별로 스트레스를 받아 본 적이 없는 나로써는 그다지 공감되지 않기도 했지만 어쨌든 머리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말자는 그런 뜻이듯 싶다.
누구나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지만 막상 혼자의 시간이 주어지면 그 시간을 어찌해야 할지 몰라 곤혹스러워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은 동생이 떠올랐다. 혼자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늘 누군가를 향해 문자와 전화를 하면서 상대의 마음이 자신과 함께 있음을 확인받고 싶어 하는 후배를 보면서 참 딱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마도 후배는 혼자 사는 즐거움을 터득하지 못해서가 아닌가 싶다. 자신의 마음 속에서 떠도는 공허감이나 외로움을 어쩌지 못해 타인의 도움을 바랬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은 마음인 것이다. 인생의 행복이나 즐거움은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며, 풍요롭게 만들며 살아가느냐에 달린 것 같다. <혼자 사는 즐거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도 바로 이런 마음의 단련시키자는 것으로 이해되어 진다. 희망일지 만들기, 좋아하는 색깔 만들기, 벼룩시장 구경하기 등 몸을 움직여 찾는 즐거움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소개되어 있는 부분이 정신과 마음 단련에 관련된 부분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혼자인 시간'을 감당하는 것을 넘어서서 그것을 즐길 수 있는 마음으로 단련되어졌을 때, 자기 인생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혼자 사는 즐거움>을 누린다는 것은 더불어 사는 삶에서 채우지 못한 것들을 홀로 즐기는 시간에서 완성시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혼자 사는 즐거움>은 한번쯤은 읽어볼만한 책이다. 물론 어떤 이는 조금은 추상적으로 들리는 너무나 일상적인 것들에 관한 이야기에 '이게 뭐야'하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물질의 풍요와 안정을 쫓아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의 삶에서 잠시 나를 돌아보며,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 그냥 흘려버리며 지나쳤던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깨달으며 혼자 사는 즐거움의 유익에 대해 느낄 수 있는 시간만으로도 큰소득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인생이란 완벽하게 혼자 떠나는 여행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