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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빵 엄마 - MBC 휴먼다큐 사랑
노경희 지음, 김령하 그림, 유해진 PD / 동아일보사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MBC 휴먼 다큐 <사랑>중의 하나로 방영되었던 <풀빵엄마>가 동화책으로 나왔다.
책을 쓴 노경희 작가는 아이들에게 엄마의 사랑과 가족애를 전달하기 위해 썼다고 한다. 물론 방영되었던 다큐를 바탕을로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서 말이다. 아이들에게 하지 못한 말을 풀빵 엄마가 비디오를 통해서 전하는 장면이 처음엔 진짜 풀빵 엄마가 남긴 줄 알았는데 이것도 작가의 상상력이라 한다.
텔레비젼에서 다큐를 보지 않은 나는 어디서 어디까지 작가의 상상력이 보태어진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뭐, 그것이 그리 중요하겠는가? 실화가 바탕이 되었다는 것은 틀림이 없는 사실이다. 실화라는 것에서 더 많은 감동을 받지도 모르겠지만 감동과 사랑이 공존하는 따뜻한 이야기이다.
소아마비로 다리를 약간 저는 엄마, 가정 형편이 어려워 결혼식을 미루었는데 두 아이를 낳고 미혼모가 되어버렸다. 자신과 아이들만 두고 홀연히 사라져 버린 아빠를 원망할 사이도 없이 살아야하기에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최종적으로 풀빵을 만들어 팔면서 생계를 유지한다. 직접 밀가루 반죽을 하고, 팥을 삶아서 앙금을 만들다보니 여느 풀빵보다 맛이 좋아 단골도 많다. 부유하진 않아도 진주와 인우를 바라보며 키우는 재미로 살아가는 풀빵 엄마는 병마로 싸우다 위암에 지고 말았다.
그렇게 남겨진 두 아이, 아빠 얼굴은 커녕 이름조차 모르는 두 아이는 엄마는 엄마였고, 아빠였는데 마음 놓고 슬퍼할 수도 없는 진주는 엄마가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인우를 돌본다. 너무나도 빨리 어른이 되어버린 진주. 동생 인우때문에 울 수도, 떼를 쓸 수도 없는 진주. 어린 마음에 이모부와 이모에게 엄마 아빠라고 부르는 것이 죄스럽고, 그러다 엄마를 영영 잊어버리게 될까봐 두려워 하는 진주.
너무 일찍 철이들어버린 진주가 안타까웠다.
질릴법도 한 풀빵을 맛있어 하며 먹는 아이,
풀빵을 다 팔아야 빨리 집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에 하나 더 집는 먹는 아이,
동생의 투정을 온전히 다 받아주면서도 엄마를 위해 열심히 탭댄스를 연습 하는 아이,
투정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 눈물을 참을 줄 아는 아이가 걱정이 되었지만
엄마가 남겨 놓은 비디오를 보며 마음 속에 응어리를 풀어내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의 사랑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것 같아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풀빵 엄마가 조금만 더 살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는 부질없는 아쉬움이 가슴을 친다.
연약한 여자지만 엄마였기에 강함으로 무장하여 아이들에게 헌신했던 엄마,
물질의 풍요를 채워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사랑이라는 마음의 풍요로 채워 준 엄마,
그런 엄마의 사랑이 마음 속에 뿌리를 내려 튼튼하게 자라는 진주와 인우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풀빵 엄마>는 흔들리는 이 시대의 가족들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아이를 둔 엄마들에게,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우리 모두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가족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인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참으로 많은 말을 하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