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채소밭 - 상추, 콩나물, 딸기부터 수박까지 웬만한건 다 키워먹는 베란다에서 가꾸기 시리즈 1
박희란 지음 / 로그인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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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실 난 식물을 키우는 것보다는 죽이는 것에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꽃은 좋아하지만 화분에 키우는 것은 절대하지 않는다. 왜냐면 모두 죽이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생일 선물로 받은 '로즈마리'와 '미니 선인장' 때문에 키우는 재미가 들렸다. 어쩜 그동안 식물 키우는 것을 싫어했던 것은 성공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 두고 가끔 물만 주었을 뿐인데 죽지않고 살아내는(?) 화분들을 보면서 오히려 나 자신을 기특해 했다. 역시 한번의 성공이 가져단 준 위력은 대단하여 <베란다 채소밭>이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꽂히고 말았다. 나도 해 보리라는 야심찬 결심을 하면서 일단 '흰색 카라' 뿌리를(알뿌리다)를 사다 심어놓았는데 조금 걱정스럽긴 하다.

<베란다 채소밭>은 놀라움이 가득하다.
어찌 베란다에서 각종 채소를 키울 수 있는지 그리고 우유팩은 말할 것도 없고 패티병이나 그냥 비닐까지 용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꼭 화분이나 텃밭을 만들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확 깨지는 순간이었다. 딸기를 담았던 스치로폴박스를 이용하는 것은 많이 봤지만 굳이 돈을 들이지 않고도 채소밭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그리고 모든 채소를 키울 수 있다는 것에 경탄을 금하지 못하며, 한장 한장 넘어가는 페이지가 재밌다. 

채소소믈리에-채소소믈리에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일본에 협회가 있고 자격시험을 치면 자격증은 일본에서 온단다. 그래서인지 좀 많이 비싼감이 없지 않다. 이건 채소를 키우는 방법에 대한 자격증이 아니다- 인 저자는 초보자도 쉽게 베란다에서 채소를 키울 수 있도록 잘 설명하고 있다. 채소를 키울 용기, 굳이 사지 않아도 잘 사용하지 않는 주방 소품을 이용한 활용법, 씨앗이나 모종 심는 법, 천연 거름, 거름주는 법, 수확하는 법, 벌레 잡아내는 법 그리고 먹을 수 있게 기르는 것이지만 키우면서 인테리어로 활용할 수 있는 법까지 사진을 곁들여 다양하면서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집에서 어찌 감자를 키울 수 있을까 싶지만 수확한 감자가 아주 탐스러워 보인다. 당근은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그리고 당근 잎으로 전을 부치거나 호박꾳으로 튀김을 해서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는데 신기하다. 왠지 쉽게 먹어지지는 않을 것 같지만(편식이 심한 편이라 낯선 음식에 대한 도전 의식이 없다) 간단한 요리법까지 함께 실어놓고 있다.

무엇보다 나의 시선을 끈 것은 물로만 키우는 새싹 채소이다. 물만 주면서 물론 햇빛과 습도도 맞춰주면서 1주일 정도 키우면 새싹을 먹을 수 있다. 흙을 사고 만지고 하는 번거움도 없고, 키우는 동안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이 되어주기도 하고, 영양 만점인데 키우기도 쉬워 보이는 것이 딱 내 스타일이다.
특히 새싹핑크양배추와 새싹브로콜리, 무순 3종세트가 마음을 끈다. 그래서 키워볼 생각이다. 다 자라면 새싹 비빔국수를 해먹어야지 하는 계획까지 야심차게 세우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허브, 이미 로즈마리를 키워본 경험으로 이번엔 '라벤더'를 키워볼까 한다. 흙에 심는 것이 아니라 작은 모종을 구입해 꺾꽂이를 해서 수경재배로 키워볼 볼 생각이다. 스위트바질은 수경재배도 가능하다는데 라벤더도 되지 않을까 싶어 도전해보려 한다.
이미 시작된 나의 도전은 바로 '숙주나물'
집에 있는 녹두콩을 4시간째 불리고 있는 중이다. 근데 어찌 잘 불려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어쨌든 시작이 반이라 했으니 수경재배부터 시작해서 나중엔 당근도 심어봐야지. 

 채소를 집에서 키운다는 것은 깨긋하고 싱싱한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넘어 더 많은 효과를 누릴 수있는 것 같다. 특히 아이에게 육체적으로 정서적으로 성장에 좋은 영향을 줄 것 같다. 책 속에도 저자가 아이와 함께 물을 주고, 아이가 상추잎을 따서 날것으로 먹다가 인형을 눕혀서 잘자라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모습이 사랑스럽기도 하지만 건강해 보인다. 도시에 사는 아이들이 절대 느껴볼 수 없는 그런 풍경이 아닐까 싶다. 채소를 통해 자연과 함께 하면서 생명의 신비도 맛보고, 맑아진 집안 공기에서 깨끗한 채소를 먹게되니 건강에도 좋고, 정서적으로도 안정감을 느끼며 아이의 유년시절이 좀더 풍성해질 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가 같은 영향을 받지 않을까 싶다. 직장을 다니는 엄마라면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간단하게 키울 수 있는 그런 채소를 선택해서 아이와 함께 키우는 재미, 자라는 재미, 수확하는 재미, 먹는 재미까지 만들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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