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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 ㅣ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
백희나 글.사진 / 한솔수북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구름빵을 한 줄로 정의해보시오라는 질문을 받는다면‘상상력의 진수를 보여주는 판타지 동화’라고 답하고 싶다.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구름을 가져와 우유를 붓고 반죽을 해서 맛있는 빵을 만들고 그 빵을 먹은 사람은 구름처럼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책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환상적이지만 영화나 에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가정하고 상상을 나래를 펼쳐보라. 정말 환상적이지 않은가 말이다. 어떻게 구름을 반죽하고 오븐에 구워 빵으로 만들 생각을 했을까? 손오공이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긴 하지만 구름을 먹지는 않는다. 그런데 구름빵은 먹은 사람 자체를 둥둥 하늘로 떠다닐 수 있게 해 준다. 신기하게도 말이다. 그 신기함이 정말 구름빵을 먹어 보고 싶게 만들고, 구름빵을 먹고 하늘을 날고 싶게 만든다. 어른인 나를.
어릴 적 구름을 솜사탕에 비유하며 놀았던 기억이 있긴 하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기발한 상상력이 아닐까 싶다. 어찌 보면 아이들은 이런 생각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의 정신세계 자체가 고정관념에 물들지 않은 기발한 상상력이 가득한 나라니까. 어른이 된다는 건 사고가 고정된 틀에 끼워 맞춰져 상상력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니까. 대부분의 어른들이 말이다. 물론 동화 작가들도 다 어른이지만.... 그래서 더 존경스러운지도 모르겠다. 어른이 되어서도 그 상상력을 유지하며 아이들에게 더 큰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니까 말이다.
아빠, 엄마 그리고 두 아이가 함께 살아가는 고양이 가족의 캐릭터에 그림 속에서 주어진 입체감이 사실적으로 다가와 더 이쁘다. 비 오는 하늘을 구경하자고 동생을 깨우는 순수한 마음도, 빵을 먹지 못하고 출근하는 아빠가 배고플까봐 구름빵을 들고 하늘을 날아가는 아이들의 모습도, 그리고 빵을 먹고 같이 둥둥 떠오르는 뚱뚱한 아빠의 모습도 이쁘다. 물론 셔츠의 단추가 터져 버릴 것만 같아 걱정스럽게 만드는 뚱뚱한 아빠가 하늘을 날아가는 뒷모습은 노란 비옷을 입은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모습과 대조되어 웃음이 터지긴 했지만.
나란히 지붕에 앉아 구름빵을 먹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 마지막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든다. 즐거워 보이는 아이들의 표정과 벗어놓은 노란 비옷과 하늘이 보는 내게도 행복의 미소를 짓게 한다. 혹 아직 덜 자란 어른이라 난 아이들 책을 보며 행복해 하는 것일까? 잠시 고민 아닌 고민에 빠져본다. 빠른 6살, 그로인해 유치원에선 7살 아이들이 친구들이라 몇 살이냐는 질문에 6살과 7살에서 고민하는 친구의 아들에게 선물해야겠다. 아이도 나와 같은 반응을 하는지 궁금증을 담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