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상처가 나에게 말한다 - 나하고 얘기 좀 할래?
울리케 담 지음, 문은숙 옮김 / 펼침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우리는 일상 생활가운데 종종 자기 자신과 대화를 나눈다.

어떤 이는 소리를 내어 말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그냥 속으로 속삭인다.

거울을 보며 자신에게 말하는 자기 암시방법도 일종의 자신과의 대화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나하고 얘기 좀 할래?>는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다루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기 속에 있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

내면 아이와의 대화를 다루고 있다.

 

얼마전 과제로 10회기의 상담을 받은 적이 있었다.

상담을 하다 내 속에 있는 내면 아이와 마주하게 되었지만 대면에 있어 실패했던 기억이 있다.

상담가는 내면아이와 대화를 유도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난 대화를 할 수 없었다.

울리케 담도 책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의 아이와 대면하길 두려워한다고 말한다. 내면 아이와 만났을 때 고통이나 두려움, 분노의 감정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마 나에게도 그러한 이유들이 존재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시절 상처가 나에게 말한다는 부제처럼

내게도 어린 시절의 상처가 있었다.

처음엔 인정할 수 없었지만,

어린 시절의 기억이 없다고 우겼지만 점점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동네 아이들이 엄마의 부르는 소리에 집으로 돌아가버린 시간 이후에도

가족들이 돌아올 때까지 혼자 놀아야 했던 어린 시절,

해지는 저녁에 혼자 집을 지키며 어두움을 무서워했던 어린 나.

엄마의 마음을 잘 헤아렸던 너무나 일찍 철이 들어버린 어린 아이

나의 모습이 있었다.

어린 시절의 외로웠던 기억, 무서웠던 어둠, 혼자라는 고독감을 

들여다 보는 것에 있어 두려움을 느꼈던 것 같다.

 

여러 모습으로 존재하는 내면아이 모습 중

나는 상처 받기 쉬운 아이였나보다.

상처 받지 않기 위해 더 씩씩하고, 더 활달한 모습의 가면을 썼던 것 같다. 

저자는 자아가 강해야 내면아이와 대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강한 자아를 가지 못한 나는 또 상처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끝내 내면아이와 대면하지 못한채 상담을 마쳐야만 했다.

 

저자는 과거를 인정함으로써 털어버릴 수 있다고 말한다.

과거와 현재의 일에 대항해 싸우면 싸울수록

문제를 더 오래 품고 있게 되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를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자신뿐만 아니라 환경과도 화목하게 지낼 수 있으며,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아마도 과거를 인정하는 부분이 내겐 부족했던 것 같다.

어린 시절 상처 받은 아이의 모습이 내 속에서 아직도 자라고 있고

그것으로 인해 지금까지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었던 것 같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나 자신의 감정을 책임지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책을 읽는동안 격렬한 부부싸움도 두 사람이 맺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벌이는 생생한 투쟁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더욱더 공감을 하며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라고 해도 무조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 속에 있는 나약함, 내면 아이와 다시 한번 대면할 기회를 가져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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