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은 사랑하지 못하는 병 - 사랑했으므로, 사랑이 두려운 당신을 위한 심리치유 에세이
권문수 지음 / 나무수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는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임상상담학을 공부하고 현재 테라피스트로 일하고 있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사랑병으로 인해 고통 받는 이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랑병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상사병에 걸리는 이도 있고, 사랑때문에 자살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지만 실생활에서 그런 사람들을 보기는 드물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사랑병도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고 본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그냥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되니까.

그러나 저자는 말한다.
'사랑병'이라는 것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고 쉬운 병이 아니라고.
그렇기에 이 사랑병도 다른 정신분야의 질환처럼 병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다시 말해 '사랑병'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도 많고 그 고통의 정도도 아주 심각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테라피스트로 일을 하고 있기에 매일 보는 사람들이 이런류의 환자들이고 클라이언트들이니 당연히 그렇게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미처 깨닫지 못하는 가운데 이 사랑으로 인하여 고통 받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그냥 그렇게 평범하게 생활하며 잘 살아가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마음의 병이 정신적인 고통을 겪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증상으로 나타나겠지만 다시는 사랑할 수 없다며 혼자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결혼은 했지만 다른 사람들까지 힘들게 하며 살아가는 이들도 많이 있다. 그것이 사랑병때문이라고 인지 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저자는 사랑도 중독이라고 말한다. 알콜 중독이나 약물중독과 같은 현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치료하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상대방이 나쁜 사람임을 자신이 단순히 쾌락의 도구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랑한다는 이유로 빠져나오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 사랑이 힘겨우면서도 그 사랑으로 인해 살아가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아주 오래전 알고 지냈던 어떤 이가 생각났다.
사귀던 사람과 헤어지고,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고 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힘들어 했었다. 자신은 왜 이렇게 사람들을 쉽게 사랑하는지 모르겠다고. 다시는 사귀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또 사랑하게 된다고. 그를 향해 사랑을 한다는 것 자체가 살아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니냐고,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냐고? 내가 한 말이지만 굉장히 멋있다고 뿌듯해하기도 했었지만 정말 그녀에게 있어 사랑은 살아가는 이유였던 것 같다. 저자가 말하는 중독이 아니었나 싶다.

어쩜 우리 모두에게 사랑은 살아가는 이유가 아닐까?
그것이 이성이든, 혈연이든 이 사랑이 채워지지 않을 때 우리는 병을 앓게 되고,  살고 있지만 상처입은 짐승마냥 아파하며 살아간다.
저자는 <두 번은 사랑하지 못하는 병>에서 9가지 테마로 사랑병을 풀어내고 있는데,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상당수가 가족, 즉 부모와의 관계가 어땠느냐에 따라 사랑병이 많이 좌우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저자는 이런 편견에 잡히지 말라고 경고를 하고 있지만 어쨌든 부모의 영향이 상당 부분 자녀가 성인이 되어 이성간의 사랑을 할 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사랑도 해 본 사람이 하고, 받아본 사람이 한다.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기에 그것이 왝곡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반대로 너무나도 지나친 사랑으로 인해 왜곡되기도 하는데 그 중심에 부모에게서 받은 사랑이 자리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는 사랑병으로 인간관계가 단절되고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지는 사람들도 결국은 자신을 더 사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무감각이나 중독이나 편력이나 이러한 것들이 사랑으로 인해 받은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신이 살기 위해 택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살을 택하는 경우도 그렇지 않을까? 자기를 방어하는 수단으로,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한 수단으로 끔찍하지만 그것만이 자기를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말해 두 번은 사랑하지 못하는 병을 앓는 이유가 바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막인 셈이다.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살기 위해 친 그 보호막때문에 고통스러워하며 살아간다.
"사실 당신은, 당신을 더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 구절이 와 닿았다. 물론 이 말은 저자가 한 말은 아니다. 저자와 같은 일에 종사하는 다른 테라피스트의 말이다.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이 된다.
상대방을 사랑하는 것만큼 자신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현명하게 말이다.
사랑병에 빠져서 더 고통스러워하고 아파하지 않도록 보호막을 제대로 쳤으면 하는 바램이다.  

저자의 말처럼 사랑은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되는 영원한 화두임에 틀림이 없다.
그렇기에 혹여라도 주위에서 사랑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시간이 해결해 줄거라는 가벼운 시선으로 바라봐서는 안될 것 같다.
왜냐하면 사랑은 그 자체만으로도 결코 가벼운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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