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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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는 말하고 싶었다. 누가 들어도 명백한 거짓 같아서 모두 웃어넘길 수 있는 진짜 이야기를

이중 하나는 거짓말 중에서 - P16

가까웠던 관계가 손상된 이야기. 발에 차이는 돌처럼 무개성하고, 쓰레기처럼 흔한 이야기. 젊은 시절 한때 마음을 흠뻑 줬던 사람을 떠나는 이야기. 혹은 떠나보내는 이야기

이중 하나는 거짓말 중에서 - P142

같아. 눈앞에 출구가 보이지 않을 때 온 힘을 다해 다른 선택지를 찾는 건 도망이 아니라 기도니까

이중 하나는 거짓말 중에서 - P145

삶은 가차없고 우리에게 계속 상처를 입힐 테지만 그럼에도 우리 모두 마지막에 좋은 이야기를 남기고, 의미 있는 이야기 속에 머물다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2024년 늦여름

김애란

이중 하나는 거짓말 중에서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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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래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19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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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만한 비극 투성이. 이것이 인생인가? 그냥 작가의 관점과 인생관이길 바란다

사람들 마음속엔 어느덧 공허가 가득 들어찼고 금복은 이를 차곡차곡 돈으로 바꾸어나갔다. 그것은 자본주의의 법칙이었다.

고래 중에서 - P201

끝없이 상실해가는 게 인생이라면 그녀는 이미 많은 것을 상실한 셈이었다. 유년을 상실하고, 고향을 상실하고, 첫사랑을 상실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제는 젊음을 상실해버려 그녀에게 남아 있는 것은 모두가 빈껍데기뿐이라는 것을 그녀는 싱그러운 수련의 육체 앞에서 뼈저리게 확인해야 했다.

고래 중에서 - P242

춘희는 자신의 인생을 둘러싼 비극을 얼마나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을까? 그녀의 육체는 영원히 벗어던질 수 없는 천형의 유니폼처럼 단지 고통의 뿌리에 지나지 않았을까? 그 거대한 육체 안에 갇힌 그녀의 영혼은 어떤 것이었을까? 사람들이 그녀에게 보여줬던 불평등과 무관심, 적대감과 혐오를 그녀는 얼마만큼 이해하고 있었을까? 혹, 이런 점들에 대해 궁금증을 가진 독자들이 있다면 그들은 모두 이야기꾼이 될 충분한 자질이 있다.

왜냐하면 이야기란 바로 부조리한 인생에 대한 탐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것을 설명한다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뭔가 불순한 의도를 가진 자들만이 세상을 쉽게 설명하려고 한다. 그들은 한 줄 또는 두 줄로 세상을 정의하고자 한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명제가 그런 것이다.

 

법 앞에서 만인은 평등하다.

 

춘희는 평등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고래 중에서 - P283

재판정은 그저 피고의 운을 시험하는 무대였을 뿐 정의와는 애초에 아무런 상관도 없었던 것이다.

고래 중에서 - P284

지식인이란 부류는 대개 음험한 속셈을 감추고 있어 좀처럼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는데, 그것은 한편으론 자신의 약점이 드러날까봐 두려워했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론 아무하고도 적이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다보니 대화는 언제나 수박 겉핥기식일 수밖에 없었으며 약장수는 그 점을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다.

고래 중에서 - P314

진실이란 본시 손안에 쥐는 순간 녹아 없어지는 얼음처럼 사라지기 쉬운 법이다. 그래서 어쩌면 혹, 그 모든 설명과 해석을 유예하는 것만이 진실에 가까워지는 길이 아닐까? 그럼으로써 그녀를 단순하고 정태적인 진술 안에 가둬두지 않고 자유롭게 풀어주는 것만이, 또 그럼으로써 그 옛날 남발안의 계곡을 스쳐가던 바람처럼 가볍게 흩어지도록 놓아주는 것만이 진실에 다가가는 길은 아닐까?

고래 중에서 - P372

진실은 모두 사라졌다. 이제 그 모든 호들갑은 우리의 주인공 춘희의 인생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어졌다. 그녀는 영웅도 아니었고 희생자도 아니었다. 그녀는 뚜렷한 목표를 가진 장인도 아니었으며 숭고한 예술가는 더더욱 아니었다. 우린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는지 어떤 삶을 원했는지 알 수 없다. 그녀는 우리와 달랐으며 다르다는 이유로 평생 고독 속에서 살았다. 춘희를 둘러싼 하많은 얘기들은 제 스스로 생명을 얻은 아메바처럼 무한히 확장해가고 있지만 정작 진실은 그 옛날 지상에서 사라진 무림비급처럼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고래 중에서 - P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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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프랑스 책벌레
이주영 지음 / 나비클럽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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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을 내는 거 같지만 왜 결혼했는지 알겠네 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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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에 이런 상상력과 인사이트라니 …

가족, 일부일처제, 낭만, 이런 것들이 있는 곳엔 그 어디나 배타주의와 사리사욕의 집중, 충동과 정력의 배출구만이 있었다. - P77

불쌍했던 전 근대인들이 점차 미쳐 가고 사악해져서 비참해진 것은 절대 놀랄 일이 아니었다.  그들의 세계는 유유자적한 태도를 용납하지 않았으며 건전하고 덕망이 있고, 그럼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행복해지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 - P79

버나드는 자신의 우월성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인간들에게 흔히 있는 날카로우면서도 좀 오만하며 심지어 모멸적인 말투로 명령했다. - P120

어휘라는 것은 잘만 사용하면 엑스레이와 같아질 수 있어.엑스레이가 사물을 관통하듯 어휘도 글을 읽는 사람을 관통하지. 그게 바로 내가 학생들에게 가르치려고 노력하는 것 중의 하나야. 글을 쓰되 그 글을 읽는 사람을 관통시킬 정도로 강렬한 글을 쓰는 법을 말이야 - P130

또한 그러한 과정에서(좋은 술이 늘 그렇듯) 그는 이제까지 불만스러웠던 세계와 완전히 타협하게 되었다.  세계가 그를 중요한 존재로 인정하는 한 세계의 질서는 훌륭했다. - P296

좀더 상징적인 의미로 말하면, ‘친구’ 라는 것의 주된 기능 중의 하나란 바로 우리가 적에게 가해야 할 고통을 자기가 대신 받아주는 것이다. - P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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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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