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파쇄 위픽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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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파경? 파국? 정도의 제목으로 전성기 조각의 활약상(?) 시리즈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여성은 약자인데 노년에 접어들면 이중고의 약자가 돼요"

"파쇄"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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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숨결이 바람 될 때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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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에겐 별거 아닐 수 있는 수술이라도 수술을 받는 환자는 아프고 절망하고 힘겹다. 하지만 아무리 명의여도 겪지 않은 환자의 아픔은 헤아릴 수 조차 없어서 그런지 수술후 남의일 처럼 대하는 병원 분위기에 절대 다시 수술 받을 일 없기를 기도했었다. 이런걸 직접 겪은 의사는 이렇게 극단적으로 세상에 없거나 하니까. 의사가 되고 싶다면, 의사라면 꼭 한번 읽어 보면 좋겠다.

시체 해부는 엄숙하고 경건한 학생들이 냉정하고 거만한 의사로 변화하는 과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숨결이 바람 될 때"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56

의과 대학원 4학년이 되자 많은 동기들이 방사선과나 피부과 같은 덜 고된 분야를 전공으로 선택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이 어리둥절해서 다른 유명 의과 대학원의 경우는 어떤지 알아봤더니 별로 다르지 않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근무 일정이 좀 더 여유롭고 연봉은 더 높고 스트레스는 덜한, ‘느긋한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전공 분야로 눈을 돌렸다. 입학 논술에서 그들이 내세웠던 이상주의는 물러지거나 아예 사라졌다. 졸업이 가까워지자 예일 대학의 전통에 따라 우리는 졸업식 선서를 작성했다. 히포크라테스, 마이모니데스, 오슬러를 비롯해 위대한 의학계 선조들의 격언들을 섞어서 썼는데, 일부 학생들이 의사보다 환자의 이익을 중시하자는 표현을 빼자고 주장했다. 나머지 학생들은 이 논의가 오래 지속되지 못하도록 막았다. 그 표현은 결국 끝까지 남았다. 나는 이런 자기중심주의가 의학의 본질에 상반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런 주장에 합리적인 면도 있다고 보았다. 실제로 99퍼센트의 사람들이 연봉, 근무 환경, 근무 시간을 고려하여 직업을 선택한다. 그러나 원하는 생활방식에 중점을 두고 선택하는 건 직업이지, 소명이 아니다.

"숨결이 바람 될 때"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76

나는 모든 이가 언젠가는 마주치기 마련인, 삶과 죽음과 의미가 서로 교차하는 문제들은 대개 의학적 상황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숨결이 바람 될 때"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77

모든 의사가 질병을 치료하는 동안, 신경외과의는 정체성이라는 혹독한 용광로 속에서 일한다. 모든 뇌수술은 필연적으로 인간의 본질인 뇌를 조작하며, 뇌수술을 받는 환자와 대화할 때에는 정체성의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거기에 더해 뇌수술은 대개는 환자와 그 가족에게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사건이며, 그래서 인생의 중대한 사건들이 그렇듯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이처럼 결정적인 전환점에서 요점은 단순히 사느냐 죽느냐가 아니라 어느 쪽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이다. 가령 당신이나 당신의 어머니가 몇 달 더 연명하는 대가로 말을 못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치명적인 뇌출혈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낮은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시력 손상을 감수해야 한다면? 발작을 멈추려고 하다가 오른손을 못 쓰게 된다면? 당신의 아이가 얼마만큼 극심한 고통을 받으면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말하게 될까? 뇌는 우리가 겪는 세상의 경험을 중재하기 때문에, 신경성 질환에 걸린 환자와 그 가족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해야 한다. ‘계속 살아갈 만큼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숨결이 바람 될 때"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78

나는 환자를 서류처럼 대할 것이 아니라 모든 서류를 환자처럼 대하기로 결심했다

"숨결이 바람 될 때"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82

나는 환자의 뇌를 수술하기 전에 먼저 그의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의 정체성, 가치관, 무엇이 그의 삶을 가치 있게 하는지, 또 얼마나 망가져야 삶을 마감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지. 수술에 성공하려는 헌신적인 노력에는 큰 대가가 따랐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불가피한 실패는 참기 힘든 죄책감을 안겨주었다. 이런 부담감은 의학을 신성하면서 동시에 불가능한 영역으로 만든다. 의사는 다른 사람의 십자가를 대신 지려다가 때로는 그 무게를 못 이겨 스스로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숨결이 바람 될 때"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100

(나는 브이를 만나기 전까지는) 크게 성공했음에도 미덕을 중시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숨결이 바람 될 때"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102

환자는 의사에게 떠밀려 지옥을 경험하지만, 정작 그렇게 조치한 의사는 그 지옥을 거의 알지 못한다.

"숨결이 바람 될 때"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104

하이데거의 말처럼

"지루함은 시간의 흐름을 의식하는 것이다"

"숨결이 바람 될 때"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106

(의사는…) 기술적인 탁월함이 곧 도덕적 요건이라는 점을 절실히 깨달았다. 내 기술에 정말 많은 게 걸려 있거나, 불과 1~2밀리미터 차이로 비극과 성공이 갈릴 때에는 좋은 의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숨결이 바람 될 때"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107

희망(hope)이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영어에 등장한 건 약 1,000년 전으로, 확신과 소망을 결합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소망하는 것(삶)과 확신하는 것(죽음)은 달랐다.

"숨결이 바람 될 때"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131

의사는 병에 걸리는 느낌이 어떤지 추상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진짜 아는 것이 아니다. 그건 사랑에 빠지거나 아이를 가지는 것과 비슷하다. 거기에 따라오는 수많은 서류 작업이나 사소한 일들이 별로 반갑지 않다. 예를 들어, 정맥 주사를 꽂고 있으면 주사액이 스며들기 시작할 때 실제로 소금 맛이 느껴진다. 의사는 모든 환자에게 벌어지는 일이라고 말하지만, 11년 동안 병원에 몸담으면서도 나는 고통의 구체적인 느낌을 전혀 알지 못했다.

"숨결이 바람 될 때"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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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를 가진 사람. 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옳은(?)것일까. 좀 더 주인공 캐릭터에 몰입 혹은 부각 되면 좋지 않았을까. 아니면 강하와 곤 사이의 표면과 내면의 갭을 더 극적으로 벌리거나.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에는 정말 이런 일이 있으려야 있을 수도 없겠지만, 또다시 물에 빠진다면 인어 왕자를 두 번 만나는 행운이란 없을 테니 열심히 두 팔을 휘저어 나갈 거예요. 헤엄쳐야지 별수 있나요. 어쩌면 세상은 그 자체로 바닥없는 물이기도 하고.

"아가미"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16

한 가지 불행은 철저하게 다른 연속된 고통의 원인이나 빌미가 되기 마련이었다.

"아가미"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18

곤은 자신이 언제부터 시간의 흐름과 무관하게 살아왔는지를 헤아리지 않았다. 비좁은 세상을 포화 상태로 채우는 수많은 일들을 꼭 당일 속보로 알아야 할 필요가 없으며 시대에 뒤떨어진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애쓸 필요 없고 속도를 내면화하여 자기가 곧 속도 그 자체가 되어야 할 이유도 없는, 아다지오와 같은 삶. 그 어떤 행동도 현재를 투영하거나 미래를 예측하지 않고 어떤 경우라도 과거가 반성의 대상이 되지 않으니 어느 순간에도 속하지 않는 삶이었다.

"아가미"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37

정말로 슬프거나 최악의 상황에 놓여 더 이상 아무것도 지킬 것도 버릴 것도 없는 사람은 저렇게 술에 취해 소리칠 기운도 없을걸요. 제 눈에는 약간 불행을 전시하는 걸로 비치기도 해요."

(중략)

"제가 슬프다고 한 건, 저렇게 천편일률적인 방식으로 고통을 드러낼 수밖에 없을 만큼 사람들마다 삶의 무게가 비슷하구나 싶어서입니다



"아가미"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40

아이란 한 집안의 부서지는 관계를 지탱하는 일종의 축과 같다고 의사는 믿었다. 그 자체가 형식이자 내용인 존재가 아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 사이사이에 닻을 내리는 것이며, 그런 아이에게는 제대로 된 사회적 명명이 부여되고 제도가 갖추어져야 했다

"아가미"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62

보통 사람은 말이지요, 자신에게 결여된 부분을 남이 갖고 있으면 그걸 꼭 빼앗고 싶을 만큼 부럽거나 절실하지 않아도 공연히 질투를 느낄 수 있어요. 그러면서도 그게 자신에게 없다는 이유만으로 도리어 좋아하기도 하는 모순을 보여요. 양쪽의 세계에 걸쳐진 감정은 서로 교환되거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기껏해야 적정 수준에서의 은폐가 가능할 뿐이에요

"아가미"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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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파과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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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과 소재는 흥미로웠는데 냉정한 방역업자의 아킬레스건에 대한 건지 내면 변화기 인건지 나이 듦에 대한 고찰 인건지 투우와의 대결구도 인건지 정리가 안되어 아쉽다. 투우의 등징과 급발진도 그렇고(의뢰인이 더 문제 아닌가…) 해니 그 어린것에게 그 난리 설정을 하고 뒷이야기도 없고. 그렇네. (페이지는 페센티지)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은 아무것도 아닌 것들의 조형과 부착으로 이루어진 콜라주였고 지금의 삶은 모든 어쩌다 보니의 총합이었다.

파과 | <구병모 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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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개라서 그런 게 아니다. 사람한테라고 다를 바 없지. 늙은이는 온전한 정신으로 여생을 살 수 없을 거라는…… 늙은이는 질병에 잘 옮고 또 잘 옮기고 다닌다는…… 늙어서 누구도 맡아주지 않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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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나 나나 소멸의 한 지점을 향해 부지런히 허물어지고 있다는 데에서 비롯되는 서글픔을 포함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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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구조가 단단하고 성분이 단순 명료하다 해도 사람의 영혼을 포함해서 자연히 삭아가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 존재하는 모든 물건은 노후된 육체와 마찬가지로 연속성이 단절되며 가능성은 협착된다.

파과 | <구병모 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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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수명이 아흔이든 백이든 그것이 노구 자체의 건강을 재는 척도는 되지 못한다. 평균수명이 높아진 것은 의학이 다만 죽음이 급습하는 시기를 지연시켰기 때문이고 그것은 효율이나 질을 완전 충족시키지 못한 채 생명 연장의 꿈에서 ‘연장’에 포인트를 맞춘 것으로서 평균수명 100세 시대의 노인이란 어디까지나, 소원을 빌 적에 ‘젊은 모습으로 예쁘게’라는 옵션을 잊어 주름 잡힌 얼굴과 휜 허리로 구차한 영생을 잇게 된 예언 무녀의 운명에 불과하다.

파과 | <구병모 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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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돌이킬 수 있는
문목하 지음 / 아작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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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주고 받음도 없는 사랑 이야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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