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직관 데려간 친구가 야구에 흥미를 보인다면 추천해 줄만한 책.

선수를 내 그림 안에 넣어선 안 된다는 것도 알았다. (이상훈)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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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대한 불만족에서 상상이 시작되고 상상을 활자화하다 보면 그게 내게 새로운 현실이 된다” 작가의 에필로그 중.

뭔가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소재는 참신하고 위트가 있다.

아직 작가의 소설을 다 읽어 보지는 못했지만 시나리오 작가 베이스라 그런지 작가님의 소설은 그림(?) 영상(?)이 그려지는 쿨미디어와 핫미디어의 교집합 같은 느낌이다.

모든 소설이 이를 관통해서 새롭다면 시네노블 정도의 장르 개척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여튼 현실에 대한 불만족을 창작 형태로 완성해 내니 작가가 된다. 그냥 불만만 있는 나는 또 자괴감으로 풍덩.

자식들 이름을 자기 가치로(민중 민주 통일) 지을 만큼 민주화 운동을 그리 열심히 하셨던 분이, 정작 자기 학원의 강사들과 직원들에게는 아프리카 독재국가의 국왕처럼 굴었다. 아버지와 함께 학생운동을 했고 학원의 초창기부터 참여해 이사로 재직했던 친구분이 떠오른다. 고교 시절 아무 생각 없이 아버지 학원의 수업을 듣고 나오다 그가 교무실에서 나오며 아버지를 향해 고함치는 소리를 듣고 말았다. "그냥 너 혼자 잘 먹고 잘살려고 차린 학원이라고 솔직히 말을 하든가. 이 씨발놈아!" - P44

누군가를 사랑하는 순간만큼은 그 사람 없이 살 수 없지만, 늘 그럴 수는 없는 법이다. 사랑은 일상이 될 수 없다 - P44

늘 상상을 능가한다는 점에서 현실은 이상이나 꿈보다 강하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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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을 읽고, 맨앞 단락을 다시 한 번 읽기를 추천한다.


+++ 제목과 표지가 아쉽다. 제목과 표지에서부터 흥미 유발을 했다면 좀 더 빨리 읽었을 텐데라는 아쉬움과 맥락을 같이 한다. SF는 장르는 모르겠지만 (내가 잘 몰라서) 사람을 지구를 관계를 보고 엮는 능력이 좋으신거 같다. 앞으로 계속 발전하며 영역을 넓혀가며 다작을 해주시면 좋겠다.

소방관이 놓지 않았던 보경의 3%에는 실로 많은 것들이 담겨 있었다. 보경은 언젠가, 한강 노을을 바라보며 바퀴를 열심히 굴리는 아이들이 멈추지 않고 달렸으면 좋겠다고 소방관에게 말했다. 삶이 이따금씩 의사도 묻지 않고 제멋대로 방향을 틀어버린다고 할지라도, 그래서 벽에 부딪혀 심한 상처가 난다고 하더라도 다시 일어나 방향을 잡으면 그만인 일이라고. 우리에게 희망이 1%라도 있는 한 그것은 충분히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 P22

빼앗긴 적 없는데 빼앗긴 기분이었고 버려진 적 없으나 버려진 기분이었다. 휴머노이드를 보면 그랬다. - P23

때때로 어떤 일들은, 만연해질수록 법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그 일에서 손을 놓아버리고는 했다. - P25

연재는 타인의 삶이 자신의 삶과 다르다는 걸 깨달아가는 것이, 그리고 그 상황을 수긍하고 몸을 맞추는 것이 성장이라고 믿었다. 때때로 타인의 삶을 인정하는 과정은 폭력적이었다. (그러니 연재에게 남은 방법은 딱 하나였다. 수업을 마치자마자 온 힘을 다해 뛰어가는 것.)

삶의 격차라는 것이 어느 틈을 비집고 생기는 것인지 한때는 이해할 수 없었다. 똑같이 학교에 다니고 똑같은 옷을 입고 같은 공부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어떤 아이들에게는 다가갈 수조차 없을 만큼 차이가 났다. 우리 부모님도 돈을 벌고, 우리 부모님도 나를 사랑하는데 왜 우리는 같은 나이에 이만큼 차이가 나는 걸까. (그 의문이 연재의 생각을 좀먹기 시작한 후 연재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들을 손가락으로 헤아리는 습관이 생겼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것조차 포기했다. 손가락과 발가락을 전부 다 접어도 가지지 못한 것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 - P29

사회는 개개인이 촘촘히 연결된 시스템이었고 그 선은 서로의 목을 감고 있었다. 살기 위해서는 끊어야 할 때 연결된 선을 과감하게 끊어야 하는 것이다.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죽이느냐 마느냐의 문제였다. - P56

보경이 은혜에게 괜찮다고 말할 때마다, 이 사소한 불편이 너를 규정할 수 없다고 말할 때마다 은혜는 도리어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정상적인 사람에게 너의 정상성은 괜찮은 것이고, 그것이 너를 규정할 수 없다고 말하지 않는 것처럼 은혜도 그런 말을 들을 이유가 없다고. 보경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가 가끔은 자신이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났음을 확인시키는 차갑고 날카로운 창살 같다는 것을. - P57

관심이 없어서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은 것이 아니라 무서워서 그랬다. 어느 생명체의 일생을 전부 책임질 용기가 나지 않았고 생을 마감한 동물을 오랫동안 가슴에 품고 있는 것도 겁났다 - P63

시간은 고여 있어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괜찮다고 생각했다가도 여지없이 그날로 빨려 들어갔다. 슬픔을 겪은 많은 사람들의 시간은 어떻게 흐르는 것일까. 사실은 모두 멈춰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지구에 고여버린 시간의 세계가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그 시간들을 흐르게 하기 위해서는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까. - P74

콜리는 한 번 본 순간 장면에 등장하는 소품의 위치까지도 외웠지만 연재는 볼 때마다 새로운 부분을 발견했다. 인간의 눈이란 같은 것을 바라보고 있어도 각자가 다른 것을 볼 수 있었다. 콜리는 인간의 구조가 참으로 희한하다고 생각했다. 함께 있지만 시간이 같이 흐르지 않으며 같은 곳을 보지만 서로 다른 것을 기억하고, 말하지 않으면 속마음을 알 수 없다. 때때로 생각과 말을 다르게 할 수도 있었다. 끊임없이 자신을 숨기다가 모든 연료를 다 소진할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따금씩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아차렸고, 다른 것을 보고 있어도 같은 방향을 향해 있었으며 떨어져 있어도 함께 있는 것처럼 시간이 맞았다. 어렵고 복잡했다. 하지만 즐거울 것 같기도 했다. 콜리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면 모든 상황이 즐거웠으리라. 삶 자체가 연속되는 퀴즈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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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없는 부모가 아이를 낳으면 …
천재적 심장으로 버텨내준 아이 디안에게 박수를 드립니다

지옥도 선의로 도배가 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치졸하기 짝이 없는 의도도 진솔한 기쁨의 근원이 될 수 있다 - P25

마음을 아프게 하는 건 사랑 이야기가 끝났다는 사실이 아니라 결별한 연인이 다시 사랑에 빠지는 속도였다 - P44

〈결론을 내리려 드는 것, 그것은 바보짓이다〉라고 플로베르는 썼다. 그런데 플로베르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말다툼이 벌어지면 누구나 강박적으로 마지막 말을 하려 드니까. 그게 바로 멍청이라는 표식인데도 말이다.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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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고파 -

변하지 않아야 할 것조차
변하는 세상에서
변함없이 그대로인
것을 만나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 구시가 광장처럼.

여행이 좋은 건 풍경이든 삶이든
관조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는 거 아닐까요.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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