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몰의 인간이지, 일출의 인간이 아니다. 그렇지만 몰락을 하더라도 아름답게 몰락하고 싶었다. 조금은 장엄하게 스러지고 싶었다. 한 일이라곤 이것뿐인데, 남는 것이 무의미뿐이라면, 그건 너무 슬픈 일이었다. - P11
찰리 스키너 국장을 흠모하고 있었다.
"야, 그건 드라마잖아. 정신 차려!" 주위 많은 사람들이내게 꿀밤을 날렸지만, 그런 드라마적 판타지에 대한 욕망을품고 있지 않은 것이 한국 언론의 이 비참한 현실을 만들어낸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언제부턴가 한국의 기자들은 걸멋조차 부리지 않는다. 우리는 가오를 잃었다.
가오를 잃는다는 건 윤리의 최저선이 붕괴된다는 뜻이다. ‘진짜 기자가 가오가 있지, 어떻게 저런 짓을 하냐.‘라는 힐난 자체가 사치스러워졌다.
그러니까 나는 단언할 수 있다. 장차 찰리 스키너 같은국장이 되고 싶다고 부끄럼 없이 기자들이 말할 수 있는 날, 비로소 한국 언론에 희망이 있는 것이라고. 사람이란 결국 자기가 되고 싶은 존재가 되고 마는 것이니까. - P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