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미를 가진 사람. 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옳은(?)것일까. 좀 더 주인공 캐릭터에 몰입 혹은 부각 되면 좋지 않았을까. 아니면 강하와 곤 사이의 표면과 내면의 갭을 더 극적으로 벌리거나.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에는 정말 이런 일이 있으려야 있을 수도 없겠지만, 또다시 물에 빠진다면 인어 왕자를 두 번 만나는 행운이란 없을 테니 열심히 두 팔을 휘저어 나갈 거예요. 헤엄쳐야지 별수 있나요. 어쩌면 세상은 그 자체로 바닥없는 물이기도 하고.
"아가미"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16
한 가지 불행은 철저하게 다른 연속된 고통의 원인이나 빌미가 되기 마련이었다.
"아가미"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18
곤은 자신이 언제부터 시간의 흐름과 무관하게 살아왔는지를 헤아리지 않았다. 비좁은 세상을 포화 상태로 채우는 수많은 일들을 꼭 당일 속보로 알아야 할 필요가 없으며 시대에 뒤떨어진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애쓸 필요 없고 속도를 내면화하여 자기가 곧 속도 그 자체가 되어야 할 이유도 없는, 아다지오와 같은 삶. 그 어떤 행동도 현재를 투영하거나 미래를 예측하지 않고 어떤 경우라도 과거가 반성의 대상이 되지 않으니 어느 순간에도 속하지 않는 삶이었다.
"아가미"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37
정말로 슬프거나 최악의 상황에 놓여 더 이상 아무것도 지킬 것도 버릴 것도 없는 사람은 저렇게 술에 취해 소리칠 기운도 없을걸요. 제 눈에는 약간 불행을 전시하는 걸로 비치기도 해요."
(중략)
"제가 슬프다고 한 건, 저렇게 천편일률적인 방식으로 고통을 드러낼 수밖에 없을 만큼 사람들마다 삶의 무게가 비슷하구나 싶어서입니다
"아가미"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40
아이란 한 집안의 부서지는 관계를 지탱하는 일종의 축과 같다고 의사는 믿었다. 그 자체가 형식이자 내용인 존재가 아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 사이사이에 닻을 내리는 것이며, 그런 아이에게는 제대로 된 사회적 명명이 부여되고 제도가 갖추어져야 했다
"아가미"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62
보통 사람은 말이지요, 자신에게 결여된 부분을 남이 갖고 있으면 그걸 꼭 빼앗고 싶을 만큼 부럽거나 절실하지 않아도 공연히 질투를 느낄 수 있어요. 그러면서도 그게 자신에게 없다는 이유만으로 도리어 좋아하기도 하는 모순을 보여요. 양쪽의 세계에 걸쳐진 감정은 서로 교환되거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기껏해야 적정 수준에서의 은폐가 가능할 뿐이에요
"아가미" 중에서
책, 그 이상의 가치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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