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내 안의 어린아이에게
김이나 / 삼호ETM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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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땐 질투심이 우디처럼 투명한 공격성으로 표출되기마련이다. 생각해보면 차라리 그게 가장 솔직하고 건강하다. 짜내지 않은 염증처럼 짓눌린 질투는 결국 이 감정의 소유자마저 속이는 재주가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저 사람은이러이러한 잘못이 있어‘, ‘저 사람은 이런 비난을 받는 게합당해‘라는 터무니없는 오답으로 스스로를 합리화하게 만들기도 한다. - P29

"너는 그렇게 특별하지 않아?"

스스로를 우주에서 온 사령관이라 굳게 믿고 있는 버즈가 너무 꼴 보기 싫어 내뱉는 말. 우디는 버즈에게 그 세계관은 그저 상업적인 설정일 뿐이란 걸 알려주고 싶어 안달이 난다. 심술부리는 우디는 안쓰러우면서도 얄밉다.
우디의 심술은 사람의 자존감이 떨어졌을 때 나타나는각종 방어기제 중 대표적인 현상이다. 바로 나를 질투 나게 - P32

만드는 누군가를 하향 평준화하는 것.
누군가의 험담이 대화의 비중에서 늘어갈 때, 악플을 달거나 보는 것이 재미있을 때, 초점을 맞춰야 하는 대상은
‘누군가가 아닌 바로 ‘나‘다. 심술은 어딘가가 작아지고 움츠러든 내가 보내는 사인이다.
그러나 우디가 한 말은 그 의도가 어찌 되었든, 버즈의성장에 필연적이기는 했다.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담긴 ‘너도 별거 없어‘라는 말은 기분 나쁘지만, 나보다 나아 보이는사람이 고충을 털어놓으며 ‘사람 사는 거 별다른 거 없어’라는 말은 위안을 주기도 한다. 이런 종류의 말은 결국 우리의자존감 상태에 따라 창도 되고 방패도 된다.
어쨌든 이 말은 우디와 버즈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동시에 상징하는 명대사였다. 우디는 이 말을 내뱉고 마음에 맺힌 심술을 풀어내며 성장했고, 버즈는 자신이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비로소 진짜 성장을 시작하니까. 서로의모난 부분이 맞닿아 충돌하며 자라난다니. 어쩌면 ‘모난 것’이 반드시 ‘못난 것은 아닐 수도 있겠다. - P33

내 의도와 다르게 누군가 피해를 보았을 때, 내 마음의변호사를 먼저 세우기보다 피해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이되어야 할 텐데. 마음속에 자꾸만 거대 로펌이 생겨나는 건아닌지 되돌아본다.
그 모든 당혹감을 뒤로하고 어쨌든 버즈를 구하러 뛰어든 우디보다, 나는 과연 더 나은 어른일까. - P36

서로에게 주는 것이 아닌 일방적인 것이 될 때, 도움은 자칫 시혜적인 행위가 될 수 있다. 도움받기를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마음 깊은 곳엔 일종의 우월감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 P49

가치는 개인이 부여하는 고유한 것이기에, 타인의 것에내가 절댓값을 매길 수 없다. 어떤 이는 어른씩이나 되어서고작 눈사람 가지고 그렇게 진지해질 일이냐고 한다. 그러나 어른이기에, 이성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을 헤아릴 수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 P59

고 우리는 그것을 ‘추억‘이라 부른다. 추억은 쓸모로 평가되지 않는다. 하루하루를 짐짓 실용과 효용으로 살아가는 체하지만, 결국 인간은 추억으로 살아간다. 유난히 자주 떠오르는 시기가 있다면 거기가 바로 앤디의 장난감 상자 같은 곳이다. - P114

닥 긴 털까지 정말 가지각색 쓸모없는 것들이 가득했다. 사진이나 편지보다도, 그런 흔적들이 소중했나 보다. 엄마가내 옆에 있던 시간, 그날의 기분까지 담겨 있으니까.
맥시멀리스트보다는 미니멀리스트가 요즘 삶의 트렌드라지만, 나는 여전히 많은 것들을 모은다. 지구를 위해선 해로운 인간일지언정, 어쩌면 아직 사랑할 것들이 많은 것뿐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 P91

선택의 기로에서
모든 방향은 옳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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