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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읽는 동안 많이 불편했다. 책을 덮어 버릴 정도로.
글이 나쁘거나 시시한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너무 불편했다. 상상력이 풍부한 게 이럴 때는 독이 되는 것 같았다. 수용소 안의 짐승 같은 생활, 눈먼 자들의 막막함이 너무도 깊이 다가와 불편함을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독서의 속도도 나지 않았다. 정말로, 이야기의 호흡과 똑같은 속도로 책을 읽었다. 꽤 오랫동안 이 한 권을 붙들고 있었다는 말이다.
나는 과연 회사에서 갑자기 눈이 멀어 버리면, 더듬더듬 기어서라도 집에 안전히 찾아갈 수 있을까? 아내도 두 아이가 기다리는 내 집으로 찾아갈 수 있을까? 그래서... 조금씩 연습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