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숨겨진 건 죽음
앤서니 호로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8월
평점 :
앤서니 호로위츠의 『숨겨진 건 죽음』은 정말 미스터리 팬들이 놓쳐서는 안 될 책이다. 이 소설은 전직 형사 호손과 소설가 호로위츠가 다시 팀을 이뤄서 잘나가는 이혼 전문 변호사 리처드 프라이스의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프라이스는 와인병으로 맞아 죽었고, 사건 현장에는 '182'라는 알 수 없는 숫자가 초록색 페인트로 휘갈겨져 있었다. 그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증을 자아내지만, 막상 그 의미를 알게 되면 조금 허탈할지도 모른다.
사건이 시작될 때부터 모든 것이 쉽지 않다. 호로위츠는 경찰로부터 협박을 받아 호손의 수사 내용을 경찰에게 넘겨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이로 인해 두 사람의 관계는 긴장감이 흐르게 된다. 게다가 용의자들은 모두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고, 얽히고설킨 사연들로 인해 사건은 더욱 미궁 속으로 빠진다. 독자는 범인을 찾아내기 위해 호로위츠의 시점을 따라가며 함께 추리하게 된다.
프라이스와 관련된 사람들은 각자 알리바이를 주장하지만, 그들의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독자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와인병으로 협박했던 아키라, 알리바이를 주장하는 프라이스의 남편 스펜서, 그리고 사건에 얽힌 여러 인물들까지, 모두가 수상하고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점이 이 소설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준다. 누구 하나 믿을 수 없는 등장인물들과 함께 독자는 계속해서 단서를 맞춰 나가며 사건의 진실에 조금씩 다가가게 된다.
이 소설의 진짜 매력은 호로위츠가 범인을 찾아가는 방식에 있다. 이 작품은 정통 탐정물의 방식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반전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사건의 결말에 이르기 전까지 모든 것이 철저히 계산된 듯 느껴지고, 그 과정에서 독자는 함께 추리력을 시험하게 된다. 작가가 독자에게 공평하게 모든 단서를 제공하면서도, 끝까지 범인이 누구일지 확신할 수 없게 만드는 점이 이 작품의 백미다. 특히 호손과 호로위츠의 콤비는 이번 작품에서도 웃음과 긴장을 동시에 선사한다. 두 사람의 케미도 큰 볼거리다.
결국, 『숨겨진 건 죽음』은 단순히 범인을 찾아내는 미스터리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진실이란 것이 항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으며, 사건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가 켜켜이 쌓여 복잡한 인간 관계로 이어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개와 충격적인 결말은 이 책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추리소설 팬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한 권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