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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 랑데부 미술관
채기성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9월
평점 :
부암동 언덕 위, 사람들의 사연으로 채워지는 단 하나의 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이 있습니다. 채기성 작가의 신작 『부암동 랑데부 미술관』은 우리의 삶에 숨겨진 이야기를 발견하고 위로를 전하는 신비로운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주인공 호수는 취업 실패로 지친 나날을 보내다 우연히 이 미술관에서 일하게 됩니다. 미술관은 그저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관람객들의 깊은 고민과 소원을 듣고 그것을 예술로 표현하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나도 이곳에서 사연을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술관에 찾아온 사람들은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있으며, 그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따스하면서도 묵직한 감동을 줍니다. 삶의 무게에 짓눌려 주저앉고 싶은 순간, 이 소설은 희망을 발견할 수 있게 해줍니다. 할아버지의 잃어버린 젊음, 춤추는 딸의 웃는 얼굴을 그리워하는 아버지, 국밥집을 차리고 싶어하는 전직 야구선수 등, 다양한 인물들이 미술관에서 성장하고 치유됩니다.
특히 호수는 미술관에서 자신의 내면을 직시하며 서서히 변해갑니다. 낙오자라는 낙인이 찍혀 있던 그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희망을 찾아갑니다. 잔잔하게 진행되는 이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따스한 감정의 물결을 일으킵니다.
부암동 랑데부 미술관은 우리가 잊고 지낸 감정을 일깨우고, 그 감정들을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시키는 공간입니다. 이 소설은 서정적인 분위기와 미술관을 배경으로 섞어낸 독특한 힐링 스토리입니다. 힘든 일상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라는 작가의 메시지는 따스하게 다가옵니다.
-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