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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자들
고은지 지음, 장한라 옮김 / 엘리 / 2024년 8월
평점 :
고은지의 첫 소설 『해방자들』은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 이민자의 삶을 통해 그 상처를 치유하려는 여정을 그린 강렬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1980년대 군부독재 시절 대전에서 시작해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어지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며, 독재정치와 전쟁이 개인의 삶에 미친 영향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책을 읽으면서 역사적 상처와 이민자들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소설의 중심 인물인 인숙과 성호, 그리고 그들의 아들 헨리의 이야기는 단순히 한 가족의 이민사가 아니라, 한국의 아픈 역사가 이민자의 삶 속에서 어떻게 다시금 되풀이되는지를 보여준다. 요한이 군부독재에 희생당하고, 성호와 인숙이 미국으로 이주해 겪는 갈등은 한국의 정치적, 사회적 상처가 이민 후에도 끝나지 않음을 상기시킨다.
특히 이 소설이 감동적인 이유는, 고국을 떠난 이들의 삶이 새로운 땅에서 어떻게 그들의 과거와 조우하게 되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내기 때문이다. 인숙과 성호가 미국에서 겪는 갈등과 외로움, 그리고 그들의 아들 헨리가 또 다른 세대의 이민자로서 경험하는 혼란과 갈등은 매우 현실적이다. 이 소설은 단순히 아픔을 그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상처를 통해 어떻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지를 묘사해, 결국 독자에게 희망을 안겨준다.
『해방자들』은 독재정치, 한국 역사, 전쟁, 그리고 미국 이주라는 주제들을 다루며, 이민자들의 이야기가 단순한 고통의 서사가 아니라, 그들 스스로 해방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할 수 있다.
-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