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페이스는 백인이 동양인 분장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책에서는 백인작가가 중국의 아픈 역사를 가지고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논란이 되는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라 옐로페이스라는 제목을 선정했다.
옐로페이스의 줄거리는 작가로 잘나가는 친구 아테나를 시샘한 주인공 주니퍼 헤이워드의 이야기다. 함께 팬케이크를 먹다 목에 걸려 질식사로 아테나가 죽은 날 훔친 아테나의 원고로 주니퍼는 책을 낸다. 책은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되고 죄책감보다는 보상으로 느끼며 인기를 실감한 주니퍼는 표절 의혹에 이어, 아테나 환영에 시달린다.
옐로페이스의 저자 R.F.쿠앙은 1996년생으로 중국에서 태어나 네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이런 저자의 특별한 생애를 기반으로 인종차별과 유색인종의 입장에서 출판시장에서의 대우에 대해 생각해왔던 부분을 옐로페이스 소설로 녹아낸 것으로 보인다. 옐로퍼이스는 주인공이 작가인 만큼 출판계를 배경으로 출판계의 속 사정을 노출하는 부분도 많다.
소설 옐로페이스에서는 백인이 중국의 역사를 소재로 이익을 얻는 게 맞는지에 대한, 고통을 쓸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독자는 이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옐로페이스의 주인공인 백인 주니퍼가 아시아 느낌이 나는 이름 '송'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권리가 정해져있지는 않지만 출신에 맞는(연관이 있는) 사람에게 사회적 용인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다. 소설에서도 이름을 보고 아시아계인 줄 알았던 주니퍼가 사실은 아무 연관 없는 백인이라는 것을 알고 당황해하는 부분도 있다.
옐로페이스에서 주니퍼는 죽은 아테나의 원고로 훔치고 출판까지 해서 비양심적인 모습이 직접적으로 보여 초반에는 주니퍼에 대해 불편한 시선으로 읽었다.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주니퍼는 아테네에 대한 애정을 느끼고 아테네의 전 남자친구 제프리의 대화를 통해 비로소 독자는 표절에 대한 모호함을 깨닫게 된다. 주니퍼와 아테네는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관계이었으며, 창작에 있어 작가에게 모든 관계는 소설의 소재이기도 하다는 것을 조금은 폭넓게 사고할 수 있게 되었다.
옐로페이스는 출판업계를 배경으로 인종차별이나 시기 질투, 표절 등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어 흥미롭고 가독성이 좋다. 같은 인종이 사는 그룹에 속해 평생을 살아와 아직도 인종차별이 있다는 거 자체가 의아하기도 했지만 그 속에서도 그래도 고통을 쓸 자격은 제한을 둬야 한다고 생각하는 제 자신을 보며 이 또한 인종차별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하면서 소름이 돋기도 했다. 단숨에 읽었지만 감탄하거나, 반전을 누리거나, 재미를 느낄만한 부분 없이 다소 평이한 전개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