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스 킹!!!
김홍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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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스 킹!!!>은 제29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이다. 문학동네 수상작이라는 이름을 등에 업고 읽자니, 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이해되지 않는다면 독자의 문학적 소양을 의심하게 하는 아주 불편하면서도 부담스러운 소설이었다.

프라이스 킹!!!의 줄거리는 외진 마을에 생겨난 마트와 그곳에 취직한 구천구와 사장의 이야기다. 이 마트의 이름이 '킹 프라이스 마트'인데 이 마트 사장인 '배치 크라우더'가 불상의 원인으로 'ㄱ'이 실종되었을 때 교포 자녀들이 방치한 'ㄱ'을 수집해서 내다 팔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사꾼이 되었다. 직원 구천구는 무당인 엄마가 연줄을 이용해 마트에 취직시켜놓고 모든 선거에서 53% 승률로 승리할 수 있는 '베트로의 어구'를 손에 넣어 오라는 미션을 준다. 무엇이든 팔지만 아무거나 팔진 않는 킹 프라이스 마트에서 사장과 직원은 복수할 대상 없는 복수를 원하는 손님과 미륵떡볶이 할머니의 신라면 주문을 받고 미션을 해결해 가면서 점점 돈돈해진다.

이름요? 우리 코끼리에게 이름 같은 건 없습니다. 사람이 단 1명뿐이라면 그에게 이름이 필요하겠어요? 모두에게나 사람으로 불리면 족할 일이죠. 코끼리는 그냥 코끼리였습니다. 언제까지나 그럴 거고요

프라이스 킹!!!

줄거리만 봐도 이해되지 않는 일들 투성이다. 평소 '현실적' 성향을 가진 나로서는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은, 아리송하고 묘한 이야기들의 향연이다. 이것이 바로 소설의 영역이기에 가능한가? 싶은 생각이 들고, 이해하려고 하면 더 어렵게 느껴진다. 마치 꿈꾼 장면들을 상상해 보는 듯한 느낌이다.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대화 흐름 자체가 이상하다. 심지어 주인공 구천구는 나중에 쌍둥이 형제를 삼키고 '구3'이 되는데, 실제로 완벽한 구의 형태로 변해 떠다닌다.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말이 되는 게 하나도 없다.

책 뒤쪽에 해설집이 있을까 싶었는데 축하가 담긴 심사평이 있다. 꽤 많은 사람의 심사평이 담겼는데 대체로 유쾌하다고 한다. 과연 저자의 이리송 한 글 뒤에 숨겨진 교훈이라던가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이 적어진 글인지 아니면 유희를 목적에 둔 글인지 궁금하다. 프라이스 킹의 결말이 마음에 든다 구천구에서 구3을 이어 코끼리가 되는 그가 코끼리 아저씨와 결이 잘 맞을 것 같아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오랜만에 소설의 영역에서 소설다운 글을 읽어본 시간이었다. 이상하다며 흉을 보면서도 흥미를 놓을 수 없어 계속 읽히는 책이다. 가끔 이런 장르의 글이 별미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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