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
유래혁 지음 / 포스터샵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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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 한 문장 천천히 읽어야 읽는 맛이 나는 책 감성적이고 은유적 표현이 많아 최대한 천천히 곱씹으면서 읽었다

초반, 중반까지 삼각관계인지 짝사랑인지 모를 우정인가 로맨스인가 했더니 마지막엔 너무 분위기가 슬프고 쳐진다. 오키나와 배경 청춘 달달 로맨스 아니고 시리고 슬프고 무거워서 감히 공감하기도 어려운 장르 쪽이 맞다.

유래혁 장편소설 '수족관' 줄거리는 고아원 청소년이 학교에서 의지할 만한 친구 둘을 만나 우정을 꽃피운다. 우연히 버스에서 만난 여자애가 자신의 지갑을 훔치는데 주인공은 여자애의 그 예쁘고 예측할 수 없는 행동에 사랑하게 된다. 이후 여자애는 지갑을 돌려주면서도 그간 훔친 지갑의 주인 행세를 하며 전당포에 물건을 같이 팔러 다니자고 제안한다. 그런 나날 이후 갑자기 여자애의 사망 소식이 들리고 여자애가 남긴 긴 편지로 여자애의 사연을 알게 된다. 훗날 여자애와 약속한 오키나와 여행을 하면서 끝난다.

제목인 수족관 뜻은 언니와 남자의 관계에서 알아낼 수 있었다. 남자가 자신의 행복을 위해 언니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안에 뒀다는 의미에서 수족관이라 표현한다. 소설에서 온 집안 창문에 언니의 지문이 묻어 있었다는 부분을 읽을 때 소름 돋았다. 고아원 아이들, 우산 고치는 일, 청소년이라는 나이 대 치고 어른스러운 생각과 행동들이 흥미롭고 특이해 인상 깊다.

저자는 균형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균형이 맞아야 하고 서로의 무게가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계에 있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 부분에서 와닿고 공감했고 실제 가까운 가족이나 지인과 나 사이 균형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초반부 우정을 나눴던 친구 둘과의 이야기 역시 재미있게 읽었는데 후반 이야기와 어떤 연결이 있는 건지 의문이다. 마지막에 여자애의 머리카락 뭉치를 의인화 한 장면은 무섭고 기괴했다. 수족관은 책 디자인이 감각적이고 예쁘다. 하지만 아름다운 오키나와의 모습이 아닌 무겁고 우울하며 기괴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만약 내가 여자애와 같은 상황이던가 시설 청소년이라면 바로 무너졌다. 어떻게 그런 삶을 살까 싶어 안타깝고 무섭고 무겁고 놀랍고 슬프고 힘들다.

천천히 읽고 싶은 책이다. 청소년이 주인공이지만 유치하지 않고 오히려 어른이 읽었을 때 인간관계나 틀어박힌 관념에 대해 생각해 볼 부분이 많다. 책이 예뻐서 읽는데 기분이 좋았다. 다만 후반부는 우울하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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