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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 가로수 이야기
박윤선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11월
평점 :
<야자 가로수 이야기>는 박윤선 작가의 7개의 단편이 들어있는 소설집이다. 저자는 습작 때 쓴 단편들을 모아 퇴고 작업을 하던 중 건강검진에서 이상 소견을 받던 와중이라, 간접적으로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를 녹여냈다고 한다.
이사 오는 날 투신한 여자. 결혼 준비 다툼으로 집 나간 남자를 찾으로 통영을 갔다가 본 야자 가로수 이야기. 제주도 느낌을 내보겠다고 원래 살던 곳과 다른 환경에 억지로 영양제 넣으며 심었던 야자수는 몇 년 잘 살다가 죽어버리고 말았다는. 잘 읽히는데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을 모르겠다. 오래된 아파트 재개발과, 투신한 여자, 집 나간 남자, 식탁보 그리고 경비 노인이 야자 가로수 이야기와 어떤 부분이 맞닿아 있는지 모르겠다.
(기침)은 한 가족의 이야기다. 지인 결혼식에 가는 도중 교통사고가 난다. 천식이 있어 한번 기침하면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수면제를 먹였다는 아내, 더불어 30대 중반 나이에 폐경을 고백한다.
(사랑스러워)는 지하철 타고 꽃배달 아르바이트하는 할머니 순옥 이야기. 어느 날 부고 소식이 전해지는 '김'의 장례식을 찾아간다. 김은 종종 순옥과 밤을 보냈던 남자, 휴대폰에 저장된 가족도 없고 열댓 개의 연락처 중 유일하게 연락된 사람이 순옥. 장례를 치를 사람이 없어 순옥은 배우자가 되어 장례를 치른다. 70대 노인도 밤을 보내고 싶은 욕구가 있구나. 순옥의 인생에 딸이 있다는 게 놀랍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노년의 일상이 아쉽고 또 무섭게 느껴졌던 소설.
각 주제별로 하루 나절 정도의 짧은 이야기. 불행이 겹치고 놀랄만한 일들이 생겨도 소설 속 무덤덤한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자극적이라 흥미롭고 잘 읽힌다. 저자의 글을 결론이 없다. 그저 상황만 나열하곤 나머지 감정은 독자에게 맡긴다. 평소 감정의 폭이 넓고 상상력이 풍부한 독자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st인 나로서는 비슷한 상황을 겪은 적이 없어 '무덤덤한' 감정으로 남은 책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