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고 바라옵건대

원하고 바라옵건대 ㅣ 안전가옥 FIC-PICK 7
김보영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12월

표지에서 알 수 있듯, <원하고 바라옵건대>소설은 전래동화처럼 신령한 동물들이 등장한다. 안전가옥 픽픽(FIC-PICK)스리즈의 7번째 작품에는 5명의 SF전문작가가 모여 인간과 신령한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다.

김보영 작가의 신군의 계절은 고구려 11대 군주 동천왕의 어머니 후녀와 백호가 등장하는 백호의 후녀 육아기라고 볼 수 있다. 시대적 배경 때문인지 장황한듯하면서도 허무한 듯한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위래 작가의 맥의 배를 가르면은 꿈과 뒤섞인 세계 몽롱하고 읽고 있는 독자까지도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되는 독특한 소설이다. 이산화 작가의 달팽이의 뿔은 코믹 호러 장르인데 물고기가 새로 변했다가 신수가 등장하기도 하고 짧은 글에 저자의 세계관을 담기에는 지면이 부족하지 않았나 혼란스러웠다.

5가지 작품 중 인상적인 작품은 이수현 작가의 용아화생기와 김주영작가의 죽은 자의 영토다.

용아화생기의 용아는 용이될 자질을 가지고 있는 동물을 '용아'아고 부르는데 인간 '규'를 만나면서 인간사 희로애락을 배우고 승천하는 데 기억을 모두 잃고 남은 규만이 슬픔을 느끼는 부분이 '인간적 감정'의 면모를 볼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죽은 자의 영토는 이미 죽은 사람들은 살아 있는 자들의 세계에 미련이 없고, 오히려 살아남은 사람들의 미련이나 그리움이 죽은 자를 이승에 붙들어 놓으면서 완전한 안식에 이르지 못하게 한다는 발상의 전환이 독특하고 설득력 있게 다가와서 흥미로웠다.

앤솔러지 작품은 주제나 시대에 등 특정 기준에 따라 다양한 작가의 글을 만나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안전가옥 출판사에서 앤솔러지 작품을 많이 만나볼 수 있어서 좋다. 이번 <원하고 바라옵건대>에서는 5가지 이야기 모두 인간과는 다른 신령한 동물들로 인해 오히려 '인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읽으면서도 어렸을 적 읽었던 전래동화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는데, 이러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이 소설을 통해 현대적 느낌이 물씬 나는 전래동화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