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근에 너를 보낼래 - 고등어 작가의 유쾌한 중고거래 실전기 ㅣ 청색지산문선 8
고은규 지음 / 청색종이 / 2023년 8월
평점 :
고은규 작가의 새로운 작품 『당근에 너를 보낼래』는 현대 사회의 소비 문화와 중고거래를 통해 펼쳐지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담은 첫 번째 에세이집으로, 작가가 당근마켓을 통해 만난 다양한 이웃들과의 경험을 담은 책이다.
작가로서의 관점과 섬세한 문장력은 중고거래의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빛을 발하며, 이야기를 새롭고 흥미진진하게 만들어냈다. 그의 특유의 유머와 세밀한 묘사는 각 이야기를 유쾌하고 시원스럽게 만들어 주며, 동시에 사회적 모순과 개인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번역 투의 연락, 낯선 단어의 사용, 외국인과의 거래 등의 상황을 통해 독특한 경험들이 전해지는데, 이것은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과 소통이 어떻게 현대 사회에서 이루어지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기도 하며서, 중고거래를 통해 물건을 저렴하게 구하는 알뜰한 이웃들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풀었다. 독자의 개인적 경험과 비추어 읽으니 저자의 이야기가 더욱 와닿았다.
이 책은 물건을 사고 팔기 위한 단순한 거래 이상으로, 고은규 작가가 소비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기도 하다. 중고거래를 통해 불필요한 물건을 간소화하고 필요한 것만 소비하는 자세를 취하게 되면서 작가의 삶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낯선 이웃들과의 마주침이 줄어든 현대 사회에서 중고거래를 통해 만나는 새로운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이웃과의 관계와 소통이 변화하고 있지만, 중고거래는 그런 변화 속에서도 새로운 이야기와 기억을 만들어내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근마켓에서도 비대면 거래가 있는 점이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당근에 너를 보낼래>는 당근마켓을 이용했던 사람들이라면 공감대를 형성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면서, 더 나아가 소비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