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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슬퍼할 것 - 그만 잊으라는 말 대신 꼭 듣고 싶은 한마디
하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3월
평점 :
저자는 이 책을 마무리하기까지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고 한다. 책이란 누군가의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이렇게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는 힘이 있는 도구라는 것을 다시금 소름 끼치게 느꼈다. 특히나 이 책은 아픔과 진심이 담긴 책이라 소중히 읽었다.
처음에는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읽어서 마냥 가벼운 마음으로, 캐릭터가 귀엽다는 생각만 하며 첫 번째 장까지 읽었는데 알고 보니 이 책의 저자는 갑자기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그리워하며 우울한 나날을 이겨내는 과정을 담은 에세이였다. 그림 에세이라서 가볍게 읽기 좋아 공공장소에서 읽었는데 엄마가 돌아가신 두 번째 장부터 끝까지 눈물 콧물이 멈추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아마 비슷한 아픔이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슬퍼할만한 내용인 만큼 부끄럽지 않게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장소에서 읽기를 권한다.
엄마가 만들어준 토끼풀 반지, 먼지 쌓인 엄마 차에 똥차라고 낙서했던 일, 마트에 진열된 오이를 보면서 오이 팩을 자주 했던 엄마를 떠올리는 일 등 엄마가 살아있었을 때 함께한 추억들을 하나씩 곱씹은 내용들이 앞서 다루고 있는데, 마냥 행복한 시절이 예고 없는 엄마의 부재로 인해 저자 홀로 마주한 현실이 대비되면서 너무나 슬프게 느껴졌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장례식에 찾아와 각자의 마음으로 위로를 전하는 모습들을 담은 부분이었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어렵게 생각하고 있었던 터라 저자가 어떻게 느꼈는지, 위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땐 그냥 애써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힘들어 우울할 때 심리 상담사를 찾아간 저자가 대견했다. 우리나라는 심리상담 잘 받지 않는데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생각을 했다는 자체가 좋게 보였고, 저자가 경험한 심리상담사들의 조언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어 유익했다. 슬픈 일이 있을 땐 책 표제처럼 충분히 슬퍼하라 조언한다. 구체적으로 내 감정을 들여다보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편지를 쓰고 마음에 응어리가 없어질 때까지 매일 읽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