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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2년 11월
평점 :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은 평타 이상 재미있는 것도 재미있는 것이지만, 책이 빨리빨리 나온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팬은 아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을 족히 10권은 읽었을 정도로 한국에서 보편화된 작가이며, 소설책을 좋아하고 책방에 좀 간다는 사람들 중에는 히가시노 게이고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싶다. 2022년 10월에 읽었던 <외사랑>이후 3개월 만에 출간된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희망의 끈>을 읽었다.
<희망의 끈>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하면서 책을 읽었는데 답이 마지막쯤에 나온다. 이 소설에서는 다양하면서도 복잡한 가족형태가 등장한다. 배다른 형제, 내가 모르는 나의 가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과거에 있었던 가족의 진실에 다가서는 내용이다. 표제인 희망의 끈은 "만날 수는 없다 해도,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과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했어. 그리고 그 끈이 아무리 길어도 희망을 품을 수 있으니 죽을 때까지 그 끈을 놓지 않겠다고 하더구나"라는 대목에서 알 수 있듯, 가족이라는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가 있고 그 끈을 통해 살아갈 희망이 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유전자적 혈육 가족과 어렸을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키워준 정서적 가족을 분리하여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가족'이라는 정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내가 몰랐던 혈육이 어딘가에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면 나는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며, 진심으로 원하는 건 무엇일까 고민했고,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리와 행동으로 하여금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희망의 끈>을 장르로 분류한다면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미스터리 추리소설이지만, 막상 내면에는 희망의 끈으로 통용되는 드라마틱한 가족연대를 다룬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지는 소설이다. 다소 극적인 상황 설정과 추리물로 독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를 잃지 않고 읽을 수 있으며 가족에 대한 복잡한 사연이 있는 독자라면 여운 있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