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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피 다운 딜리
서지현 지음 / 씨엘비북스(CLB BOOKS) / 2023년 1월
평점 :
어린이 동화책 느낌에 아기자기한 코끼리의 등장으로 사랑스러움과 다정함이 느껴져 읽어보고 싶었던 소설책이다. 표지가 너무 예쁘다. <다피 다운 딜리>는 웹 소설로 연재되었다가 책으로 출간된 케이스로 판타지 소설이다. 줄거리는 외딴곳의 커다란 집에서 마법을 부릴 줄 아는 다포딜 아쉐에게 찾아온 의문의 사람 데샤드. 2년 전부터 무언가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 있어 여기저기 수소문하다가 다포딜에게 온 것. 다포딜은 데샤드가 꿈 수집가 페어리가 꿈을 훔쳐 갔다고 진단한다. 잃어버린 꿈을 되찾기 위해 페어리를 기다려야 하는데 마땅한 거쳐가 없는 데샤드는 다포딜 아쉐의 집에 머물기로 한다. 집안 일과 농사일을 도우며 시간을 보낸 뒤 다포딜과 데샤드는 훔쳐 간 꿈을 되찾으러 페어리를 찾아 나선다.
소설 주인공은 다포딜과 데샤드인데 로맨스 장르는 아니고 잔잔한 판타지이다. 아기자기한 느낌이 드는데, 막상 처음 표지에서 느꼈던 사랑스러움과 귀여운 면모는 별로 없었다. '코끼리 모양의 얼어버린 물 덩어리가 하늘에서 내린다'라는 상황은 정말 멋졌는데, 코끼리 데카르트의 역할이 조금 더 많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마법사인 다포딜이 어떤 곳에서 어떤 여가를 하면서 보내고 어떤 사람인지 관찰하는 듯한 내용이 많고, 큰 사건이 잃어나지 않아 전반적으로 잔잔하다고 느꼈다. 그렇다고 가볍게 읽히진 않았다. 문장 연결이 술술 흐르지 않고 판타지 장르인 만큼 저자가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무언가', '그런 것' 등 정확한 표현을 쓰지 않는 부분이 많아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매력적인 새로운 세계관을 제시하는 판타지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읽어볼 만하다.
중간중간 다포딜을 통해 저자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들이 비췄는데, 공감 가는 부분이 있어 옮겨 적어본다.
보통 꿈의 형상은 일상생활의 기억 표상과도 같은 것을 나타낸다고 알고 있다. 삶의 깊은 의미, 원인과 결과에 대한 인식, 어떠한 법칙, 일상생활의 여운, 주변 환경의 왜곡된 인상, 그리고 상태, 몸이든 건강이든 그것이 놓인 상태에 따라 각기 다르며, 모두 상징적이다.-45P
농부는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사람들이죠. 그것만큼 위대하며, 세상에 이바지하는 직업이 어디 있다는 건가요?-63P
어쨌든 채식주의자가 있는 반면 탐식가도 있는 거예요.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우리가 판단해선 안 되는 거죠. 또한 다른 이에게 강요해서도 안 돼요. 생명은 원래 생명을 먹이로 삼아서 살아가는걸요? 콩이든, 달걀이든, 살아가려면 무언가를 희생시켜야 하죠. 채식만을 고집하는 사람은 생명에 대한 차별을 하는 거라고요. 동물도 식물도 모두 생명을 지니고 있어요. 움직이지 않는다고그들이 고통받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하지 말아요. 식물들도 아픔을 알아요. 생명체잖아요. 동물과 똑같은 반응을 해요. 단지 인간의 귀에 들리지 않을 뿐이에요.-73P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