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존재 자체로 낙인이었어

여자는 존재 자체로 낙인이었어
오현세 지음 / 달콤한책 / 2022년 12월

뭔가 사연 있어 보이는 제목에 눈길이 가서 읽어보고 싶어 했던 책이다. <여자는 존재 자체로 낙인이었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같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마음이 갔다. 이 책은 5천여 년 전 중국 상나라 시대에 만들어진 갑골문을 토대로 그 시대의 여성의 지위와 존재에 대해 성찰하고 생각해 보면서 종국엔 남녀 갈등 없는 사회의 단서를 탐색해 보는 책이다.

갑골문자에는 여성에 대해 비하는 내용을 담은 문자가 많았다고 한다. 그것이 어디서 출발했고 왜 그런 갑골문자가 형성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시대의 환경을 되짚어본다. 갑골문을 만든 사람들은 모두 남자들이었다. 역사 속에 남은 갑골문은 모두 남자의 시선에서 남겨진 메시지이다. 왜 그들은 여성들을 부정적인 의미로 남겨두었을까? 책에서는 여자로부터 시작해 어머니와 딸, 아내와 며느리 그리고 무녀라는 존재로 세부적으로 나뉘고 그들의 위상과 성정을 전한다.

5천여 전에 만들어진 갑골문을 가지고 여성을 이야기하는 책이라 멀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저자는 마치 옛날 동화를 들려주는 듯한 친근한 필치라서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지만 여성은 곧 가축이나 다름없었다는 내용이 충격적이었다. 갑골문자가 발전해 한자가 된 만큼, 일부 갑골문은 익숙한 모습이었는데 어떻게 갑골문이 탄생하게 되었는지 알게 되니 한자를 바라보는 시각도 넓어졌음을 느꼈다.

갑골문에 들어있는 여자의 존재를 파헤친다는 것 자체가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비록 여성의 입장에서 좋지 않은 갑골문의 탄생 비화였지만, 이것도 역사의 한 부분이라는 마음으로 보니 유익하기도 했던 책 <여자는 존재 자체로 낙인이었어>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