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눈을 감는 시간에 걷는사람 소설집 5
조영한 지음 / 걷는사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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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는 일용직, 시간강사, 정육점 칼잡이, 방역 노동자, 대학 조교, 군인, 성매매 업소 직원 등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소설 속 어느 부부의 이야기다. 남편은 전염병에 걸린 가축을 땅에 묻는 일을 하고, 아내는 정육점에서 일하면서 돼지 부산물을 보며 일을 한다. 아이를 키울만한 여건이 안 되는 부부에게 어느 날 아이가 들어서지만 결국 부부는 낙태수술을 하면서 아이를 지운다. 죽음이 가까이 있는 삶은 어떤 삶일까?, 축산 전염병이 유행일 때 가축들을 산 채로 매몰하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일까? 궁금했었다. 소설에서 등장하는 사람들의 직업은 평범하고 흔한 직업이지만 수요는 많지 않은 직업군이다. 누군가가 수요하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현실을 여덟 편의 이야기를 통해 경험해 볼 수 있다.

생각하고 싶지 않아 외면한 우리 사회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일부 독자는 불편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그 느낌은 나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내 주변 누군가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현실을 마주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특정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두 소설에서 나오는 사람들과 비슷한 처지는 아니며 각자의 자리에서 행복과 자긍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는 사람도 분명 있을 텐데, 이 또한 편견으로 물든 시선으로 바라본 건 아닐지 고민해 봐야겠다. 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답고 훈훈한 내용은 아니지만, 어딘가 낯설지 않은, 분명하지 않지만 확실한 그 누군가의 이야기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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