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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식물 상자 - 수많은 식물과 인간의 열망을 싣고 세계를 횡단한 워디언 케이스 이야기
루크 키오 지음, 정지호 옮김 / 푸른숲 / 2022년 8월
평점 :
이 책에 등장하는 '워디언 케이스'는 식물 운반용 유리 상자를 뜻한다.
1829년 식물 애호가 '너새니얼 워드'는 식물을 돌보던 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바로 밀폐된 유리병 안의 식물은 물 없이도 싱싱하게 살아 있다는 것이다. 곧이어 그는 실험을 통해 햇빛만 있으면 식물이 살 수 있는 유리 상자를 만드는 데 성공하고, 그 유리 상자의 이름이 바로 '워디언 케이스'다.
이후 난초, 고사리, 몬스테라, 식충 식물 등 다양한 원예식물뿐 아니라 커피, 바나나 등의 열대작물이 워디언 케이스에 담겨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너새니얼 워드의 작은 호기심으로 탄생한 식물 상자 '워디언 케이스'는 식물과 관련된 세계사의 중심에 선다. 이 책에서는 그런 '워디언 케이스'의 여정을 기록한 책으로서, 식물이 전 세계로 이동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세계사에 변혁을 일으킨 자취를 살펴본다.
평소 식물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터라 두꺼운 책인데도 불구하고 흥미롭게 읽었다. 식물 이동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느껴지는 지금 '언제부터 먼 나라의 식물을 자유로이 지배하게 되었을까?'라는 질문이 너무나 원초적으로 다가오면서, 우리가 누리고 있는 편리하고 또 당연한 것들에는 모든 역사가 깃들어져 있고 그 속에는 '너새니얼 워드'와 같은 사람들이 숨어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필자는 이 책을 읽음으로써 '워디언 케이스'의 존재를 알았고, 워디언 케이스의 발자취를 뒤쫓으면서 어렴풋이 알고 있던 세계사 한가운데에 서 있음을 체감하니 흥미로움이 배가 되었다. 어느 한 사람의 호기심이 세계사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게 또 신기하고, 식물의 네트워크가 전 세계에 걸쳐 옮겨 다니는 발자취를 표현한 지도를 보니 경이로웠는데, 반면 병해충까지 함께 퍼진다는 부분이 생각지 못한 단점으로 세상사 장단점이 있구나 느꼈다. 책에 수록된 사진자료나 그림 자료들의 잘 정리되어 있는 구조이고, 전문용어가 많이 등장하는 것에 비해 쉽게 읽히는 편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