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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한 날들 ㅣ 안전가옥 오리지널 20
윤이안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7월
평점 :
식물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주인공 '화음'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을 식물의 소리에 힌트를 얻어 해결하는 내용을 담은 소설이다. 에코 시티로 지정된 평택을 배경으로 플라스틱이나 탄소 배출, 지구온난화 등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하고 있어 기후 위기 소설이기도 하다.
주인공 화음은 9살에 있었던 교통사고를 기점으로 식물에서 소리가 들리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누군가 내뱉은 말이나 생각 같은 게 식물에 흔적으로 남아 화음이 식물에 가까이 다가가면 소리가 들린다. 이는 식물이 말하는 것이 아닌 묻어있는 소리를 듣는다는 설정이 흥미로웠고, 소설을 읽고 난 뒤에도 식물을 보며 내가 화음과 같은 능력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주요인물은 화음과 탐정사무소 소장 해준이다. 책에서는 두 사람이 힘을 합쳐 3가지 사건을 순차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을 담았고 마지막 편에서는 앞에서 진행했던 사건들이 맞물리면서 모든 사건의 원인이 환경오염에 있었음을 이야기하면서 끝난다.
그동안 만나봤던 안전가옥출판사 소설 중에 가장 만듦새가 좋은 소설이라 평하고 싶다. 기후 위기 경각심을 두드리는 메시지도 좋았고 그 메시지가 너무 직접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노부부가 돈 때문에 유골을 훔쳤다는 등 조금씩 무리수가 있긴 하지만,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세 가지 사건 모두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인정될 만큼 긴장감도 있고 반전도 있어 재미있었다. 개별 사건들만 보자면 마지막이 허무하게 끝나는 점이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병원 원장 습격사건을 기점으로 모든 이야기가 맞물려졌을 때 완성도 있게 다가왔다.
특별한 능력이 있는 오지랖 주인공이 능력을 사용해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해결해나간다는 설정은 상투적이고 진부하지만 그 능력이, 식물에게 묻은 소릴 듣는다는 게 흥미로웠고 기후 위기의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메시지가 기분 좋게 남은 소설이었다.
덧, '온난한 날들'이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었는데 소설이 담고 있는 내용과 찰떡이라고 하긴 어려운 것 같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