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즈 앤 올
카미유 드 안젤리스 지음, 노진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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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앤앤올(Bones & All)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식인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매런은 갓난아기 때 처음 베이비시터를 먹은 것을 시작으로 16살이 될 때까지 사람을 먹는다. 딸이 감당되지 않았던 유일한 보호자 엄마마저 메런을 버리고, 혼자 남은 메런은 자신이 사람을 먹는 이유가 뭔지 알아내기 위해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그러던 와중 만난 같은 식성의 소년 리를 사랑하게 되면서 메런은 자신의 욕망과 더불어 여러 가지 감정을 느낀다. 결국 아버지를 만나고 아버지도 자신과 같은 식인자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아버지는 정신병원에 입원한지 오래돼 정신이 온전치 않는다. 아버지가 남긴 편지이자 일기장을 읽고 또 다른 의문이 생긴다.

결국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 그게 가장 큰 아쉬움이다. 여러 가지 반전이 있었지만 반전이라고 하기엔 놀라움이 적었고, 다음의 여지를 남겨두는 듯 마무리가 깔끔하지 않았다. 자신의 비참하고 외로운 현실에서 벗어나 또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는 '책'이라는 통로를 중요하게 언급하긴 하지만, 그게 이 소설을 통해 저자가 전하고 싶은 말이라고 하면 너무 뜬금없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그래서가 아니야. 책을 읽는 동안에는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어. 2,300페이지를 읽는 동안 보통 사람의 고민을 공유할 수 있다고. 비록 그 보통 사람이 시간 여행을 하거나 외계인과 싸운다고 해도.(...) 책이 필요해. 내가 가진 건 책뿐이야."-186p

소설은 카니발리즘이라는 독특한 주제와 자극적인 설정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전개에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지만 막상 알맹이는 없는 느낌이 들었다. 식인자를 다룬 내용이지만 먹는 과정을 디테일하게 조명하지 않아 생각보다는 징그럽지 않았다. 오히려 식인자인 자신을 받아들이는 성정과정, 남과 함께할 수 없는 외로운 삶, 자신과 같은 식성을 가진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사랑에 대한 저자의 그림을 볼 수 있었다영화 <Call Me by Your Name>의 루카 구아디니노 감독과 티모시 살라에가 주연을 맡아 <Bones & All>이 영화로 개봉 예정이라고 하니, 영화를 보며 알맹이를 찾을 수 있을지, 독특한 소재를 어떤 분위기로 나타냈을지 무척 기대된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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