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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갈증 ㅣ 트리플 13
최미래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6월
평점 :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양장본 책이다. 녹색갈증이라는 제목이 멋스럽고 적은 분량이지만 진한 여운을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읽은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포스팅 제목처럼 '문학이란 이런 건가' 생각하며 흡수하지 못하는 나의 수준을 탓하게 되는 소설이었다. 어려웠다.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일지 잘 모르겠다. 곱씹어 읽어도 보고 이해하지 못했지만 일단 읽다 보면 퍼즐처럼 맞춰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읽기도 했다.
처음에는 녹색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윤조는 누구길래 자꾸 언급되는 걸까,
"시차 없이 당도하는 불안에 대비하는 조용히 무너져가는 세계에 대한 상상" 이란 뭐지?
더듬거리며 읽다가, 어떤 상황에 대해 화자가 왜? 어느 부분에서? 그렇게 생각하고 선택했는지 기점을 찾지 못해 방황했다.
뭔가 현실감이 좀 떨어진 느낌.
찜찜하게 갑자기 첫 파트가 끝이 나 버리고 또 다른 이야기가 이어지고 후반부에 와서야 방황했던 퍼즐 조각들이 하나씩 맞춰지는데 약간 희열을 느꼈다. 초반에는 윤조를 흠모하는 듯한 주인공의 말 때문에 동성애자를 다룬 내용인가? 윤조가 여자인지, 남자인지조차 가늠이 잘 안되었는데 나름 반전 아닌 반전이 있었다. 반전(?) 때문에 약간 중성처럼 보이려고 의도한 건가 싶기도 하고.
소설 끝엔 문학평론가의 해설이 담겨있다. 그 글에 따르면 녹색 갈증은 '형태의 생명체와 연결되고 싶어 하는 욕구'를 뜻한다고 한다. 결국 난 소설을 읽고 난 뒤에도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해설에 따라 (그게 윤조라도) 누군가와 연결되고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싶은 욕구를 이야기하고자 했던 게 아닌가 유추할 뿐이다. 아무래도 코로나로 인해 타인과 관계의 온도가 차가워진 요즘을 배경으로 해본다면 충분히 이야기해봄직한 내용인 것 같다.
문학평론가의 해설이 붙은 문학적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누군가에겐 인생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아쉽지만 나는 아닌 걸로.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