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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 싸인 : 별똥별이 떨어질 때
이선희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4월
평점 :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고 6년을 기다린 끝에 각막이식을 받은 16세 소녀에게 특별한 세상이 보이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소녀에게 보이는 것은 흑백세상과 검은 줄기를 가진 괴물 '카리온'으로, 소녀가 각막이식을 받은 병원이 세워지기 이전부터 카리온은 병원에 뿌리를 내려지내왔다. 문제는 카리온의 존재를 알고 있음에도 외부로 공개하지 않고 병원 내부에서 연구하는 조직이 숨어있었고 심지어 병원장을 중심으로 생체실험까지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누군가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 카리온의 부화로 인해 병원은 아수라장이 되면서 병원은 폐쇠된다. 이때 병원에 있던 민간인들과 카리온을 볼 수 있는 동화인들은 병원에서 탈출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카리온에게 잡아먹히기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전개된다.
처음 책을 접했을 땐 '별똥별이 떨어질 때'라는 감성적인 문구에 좀 더 밝은 판타지를 생각하고 읽었는데 생각보다 어두침침한 괴물이 등장하고, 잘 알고 있지만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인간군상의 어두운 이면을 담은 소설이라 당황스러웠다. 주인공은 16세 소녀인데 시력을 잃고 힘들게 살아온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이해하지 못할 상황에서도 강단있게 맞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괴물이 등장하고 비밀조직에 또 다른 세계를 다루는 꽤 스케일이 큰 내용이었지만 거의 6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 병원라는 한정적인 무대 속에서 일어난 일이라 답답했고, 괴물의 위협으로 부터 오는 긴장감이 글로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어 아쉬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보듯 가독성이 좋았고 아마추어 같지 않은 필치로 진지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고,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어떻게 표현될지 무척 궁금함이 남는 소설이었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